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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이희범 회장
입력2002-09-15 00:00:00
수정
2002.09.15 00:00:00
어떤 사석에서 "이 회장이야말로 진짜 박사"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로 대학원에서 행정학을 공부했으며 미국에서 MBA 학위를 받았으니 그야말로 넓게 아는 박사(博士)라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 회장에게는 항상 수석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닌다. 공학도로서는 드물게 행정대학원을 수석으로 입학하더니 행정고시에서도 수석을 차지했고 40에 가까운 늦은 나이에 시작한 미국 유학에서도 수석졸업장을 받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그의 업무 추진력은 대단하다. 산자부 자원정책실장으로 근무할 당시 한전 발전부문을 분리하는 법안이 노조 반대로 몇 년 동안이나 표류했으나 전력노조와 노사정 회의를 주도하면서 노조를 설득해 노사합의,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일화는 지금도 공기업 구조조정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단골메뉴가 되었다.
통상분야에서도 많은 업적을 남겼다. 차관보 시절 유럽연합(EU)과의 조선협상에서 수석대표로 참석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끈질긴 협상을 통해 타결시킴으로써 파국을 넘기는 뚝심을 발휘했다. 그 인연으로 민간인 신분으로 지금도 EU를 방문해 비공식협상을 하기도 한다.
이 회장은 인간적인 사람이다. 상공부 총무과장 시절 매일 저녁 직원들 모임에 참석해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직원들 길흉사를 일일이 챙겼다. 하루는 눈속 핏줄이 터져 요양을 해야 하지만 안대를 하고 직원들 모임에 나타나 직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 회장은 한마디로 일을 사랑하고 직원들을 아끼는 마음 씀씀이가 아름다운 사람이다.
/ 서울대 경영대학원 조동성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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