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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빼든 조성진 "삼성에 뺏긴 냉장고 선두 되찾겠다"

별도 수납공간 2배로 늘린

더블 매직스페이스 앞세워

라인업·마케팅 투자 강화

조성진(왼쪽 두번째)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 디오스 냉장고 신제품 발표회'에서 내부의 별도 수납공간을 두 배로 늘린 '더블 매직스페이스 냉장고'를 소개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LG전자가 삼성에 빼앗긴 냉장고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한 공격적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소비자의 사용편의성을 극대화한 냉장고를 앞세워 제품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고 마케팅 투자도 늘려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LG전자의 '1등 되찾기' 전략이다.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 디오스 냉장고 신제품 발표회'에서 "사실 경쟁사(삼성전자) 제품의 디자인이나 기능들도 자세히 따지고 보면 우리가 먼저 시작했던 것들이 많지만 시장 트렌드에 비해 시기가 조금 일렀을 뿐"이라며 "결국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기능을 계속 찾아내다 보면 시장의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면서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삼성에 내준 냉장고 시장 선두 자리를 되찾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시장조사기관과 가전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전세계 냉장고 시장에서 점유율 10%로 3위에 올랐다. 이는 시장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15%)에 비해 다소 뒤처지는 수치다.

조 사장은 냉장고 시장 탈환을 위해 올해 신제품 투입과 마케팅 투자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그는 "올해 국내 냉장고 판매는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맞춰 제품 개발 사이클을 예년보다 앞당기고 마케팅에 대한 투자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 사장은 "과거 마케팅 비용의 절반이 가격할인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매장 디스플레이나 광고 등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투자를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조 사장은 냉장고 용량을 둘러싼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고객의 사용 편리성이 보장되는 수준에서 용량을 더 늘릴 수는 있겠지만 자체 조사결과 소비자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냉장고의 최대 용량은 950리터였다"며 "(용량에 대한 평가는) 올해 말 재미있는 결과로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CES 2014'에서 공개한 1,000리터대 냉장고를 겨냥한 발언이다.



조 사장은 '2015년 글로벌 생활가전 1위'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올해 냉장고와 세탁기를 제외한 비주력제품에 대한 투자도 강화하기로 했다. 그는 "내년 글로벌 생활가전 1위라는 목표는 여전히 변함없으며 특히 냉장고와 세탁기는 지난해 기대 이상으로 성장했다"면서 "오븐이나 빌트인 가전, 청소기 등도 가전에서 상당한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올해부터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이날 별도 수납공간을 두 배로 늘린 더블 매직스페이스 냉장고 '디오스 V9500'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상냉장·하냉동 타입으로 냉장실의 오른쪽 문에만 있던 매직스페이스를 왼쪽 문에도 추가해 매직스페이스 수납용량을 기존 47리터에서 86리터로 늘렸다.

'냉장고 안의 미니 냉장고'로 불리는 매직스페이스는 내부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냉장고 문을 열지 않고도 음료수나 반찬을 쉽게 꺼낼 수 있게 만든 신개념 수납공간이다. 문을 여닫는 빈도를 줄여 냉기손실을 47%나 줄인 것이 특징이다. 다음달 출시 예정으로 전체 용량은 950리터이며 출하가격은 600만원대다.

아울러 LG전자는 냉장실과 냉동실 중간에 김치 보관 전용 서랍이 있는 '다목적 냉장고'와 냉장실 내부에 카메라를 탑재해 외부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냉장 보관 중인 음식물을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냉장고'도 함께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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