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마을에 거지반 가까왔을 때 거친 나귀가 한바탕 우렁차게 울면 허 생원은 변치 않고 언제든지 가슴이 뛰놀았다.” 신헌철 SK㈜ 사장이 오는 27일 막을 올릴 신파극에서 읊조리게 될 신파 뮤지컬 ‘메밀꽃 필 무렵’의 한 대목이다. 신 사장은 이날 서울 서린동 SK빌딩에서 신파극의 ‘변사’를 맡고 임원들을 배우로 등장시켜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직접 공연하게 된다. 모두 9막으로 구성된 공연 중간중간에는 흘러간 대중가요가 나오고 임원들이 춤을 추며 흥을 돋구게 된다. 이번 행사의 입장료는 2,000원이지만 배우로 나서는 사장과 임원들도 1만원씩 내야 한다. 공연의 각색은 아이디어를 낸 신 사장의 몫. 그는 매년 송년회나 행사 때 메밀 꽃 필 무렵의 한 구절을 실감나게 들려준다. 부산상고를 졸업한 신 사장은 대학 시험에 출제된 메밀꽃 필 무렵을 처음 보고 감동해 거의 외우다시피 했다는 후문이다. 14일 기자들과 함께한 송년 만찬에서도 신 사장은 “나는 요즘 말로는 마케팅, 옛말로는 영업 분야에서만 주로 일해왔다”며 “메밀 꽃 필 무렵의 장돌뱅이 허생원과 비슷한 인생유전인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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