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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처리 “이라크서 斷罪를” “국제재판소로” 공방

사담 후세인 재판을 어디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국제사회가 논란을 벌이고 있다.그를 체포한 미국과 영국,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는 10일 발족한 이라크 특별전범재판소에서 이라크 법률에 따라 재판하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미국은 후세인의 혐의를 쿠르드족 학살 등 이라크 국내 문제에 국한시켜 1980년대 이란과의 전쟁 시절 미국이 이라크를 지원한 사실이나 구제적 논란거리인 대량살상무기(WMD) 문제가 언급되는 것을 최대한 막겠다는 계산이다. 과도통치위는 후세인 단죄를 주도함으로써 정통성을 확보해 민심을 얻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러나 유엔과 인권단체, 법학자들은 국제형사재판소(ICC)나 국제적 승인을 받아 새로 설치되는 국제전범재판소에 회부해야만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제재판이 돼야 하는 이유는 ▲후세인의 혐의에 이라크_이란전이나 쿠웨이트 침공 당시 화학무기 사용 등 제네바협약 위반, WMD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등 국제 현안이 많이 들어가 있고 ▲현재 이라크의 사법 체계나 사법 인력의 수준이 형편없으며 ▲이라크에서 재판할 경우 미국이 배후에서 조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에라리온 내전 범죄 처리 방식처럼 후세인을 이라크 법정에 세우되 외국 전문가를 재판에 참여시키자는 의견도 나왔다. 미국도 재판은 이라크에서 하되 그 합법성을 인정하는 유엔 결의안이라도 통과시켜 최소한의 모양새나마 갖추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후세인 처리 문제에 이례적으로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현재 공식 입장은 “충분한 법적 분석을 거쳐 재판 방식을 결정한 뒤 공정하게 진행할 것”이라는 선에 그치고 있다. 재판의 공정성이 의심받을 경우 또 다시 반미감정에 불이 붙고 자칫 후세인이 아랍의 영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어디서 재판을 하든 그 과정은 유고 전범 재판의 경우처럼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모든 논란은 후세인 처리와 이라크 주권 이양 문제를 논의하는 16일의 안보리 회의를 보아야 방향을 점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각국의 이해관계와 법 해석 및 절차가 워낙 복잡해 당분간 지루한 논쟁만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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