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올 들어 지난 4월 일곱 살 난 빅토르 오스톨름은 스웨덴의 집에서 중국 베이징의 해군종합병원으로 이송됐다. 이곳에서 의사들은 이 아이의 뇌에 500만 개의 태아 줄기세포를 직접 주사해 넣었다. 이번이 3번째 중국 방문인 빅토르는 지난 2005년 처음으로 1,000만개의 태아 줄기세포를 이식받았다. 이는 효소 결핍으로 두뇌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는 희귀하고 치명적인 배튼 병(NCL)에 걸린 아동에게 최초로 시술된 사례다. 이 유전병으로 빅토르는 그 동안 눈이 멀고 간질병을 앓아 자기 몸을 제대로 가눌 수도 없었다. 의사들은 태아 줄기세포가 배튼 병에 걸린 아이들에게 부족한 일부 효소들의 활동을 복원시켜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국가들에서의 규정 때문에 이같이 실험성 높은 치료를 받기가 극히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배튼 병에 걸린 6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1년 기간의 임상실험이 겨우 지난해 11월 오리건 보건과학대학에서 시작됐을 정도다. 반면 중국은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비교적 규제가 약해 빅토르에 대한 수술이 이뤄졌다. 2005년 치료를 받기 전에 빅토르는 팔다리를 거의 들 수 없었고, 바늘로 발을 찔러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현재는 다소 나아져 동공이 빛에 반응을 보이고(아직 시력이 회복됐는지는 불확실한 상태임), 발가락을 간질이면 낄낄대고 웃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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