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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파워 IT미래를 바꾼다]<2>불어오는 M&A 열풍

"생존 위해선 적과도…" 합종연횡 활발



“미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것입니다. 살아남기 위해 적과도 손을 잡을 준비가 돼 있습니다.” 통신사업자를 비롯한 대기업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갖추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콘텐츠 기업에 대한 ‘쇼핑’에 몰두하고 있다. 위기의식을 느낀 콘텐츠 업체들도 대기업의 사냥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업체와 손을 잡거나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몸집을 키우는 데 여념이 없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발표되는 인수와 합병 소식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국내 통신업계 ‘미디어 왕국을 만들어라’=SK텔레콤은 지난 2005년 통신사업자에서 미디어 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한 후 현재 막바지 변신 작업에 한창이다. SK텔레콤이 구축한 콘텐츠 라인업은 결코 뉴스코퍼레이션에 뒤지지 않는다. 2003년 싸이월드를 인수한 데 이어 2005년에는 YBM 서울음반을 사들여 음악사업을 본격화했으며 2006년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인 IHQ를 완전 인수해 영화 제작은 물론 스타 매니지먼트 사업까지 영향력을 확대했다. IHQ는 이후 연예ㆍ교양 케이블 방송사인 YTN미디어와 ‘괴물’의 제작사 청어람을 사들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해 ‘하나TV’를 확보하면서 인터넷(IP)TV 진출을 위한 기반까지 마련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상에 대한 모든 채널이 SK텔레콤의 품안으로 들어온 셈이다. SK텔레콤은 온라인 게임사업까지 강화하기 위해 손자회사였던 엔트리브를 자회사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KT도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기는 마찬가지. KT는 2005년 싸이더스FNH를 인수하며 영화 및 스타 매니지먼트 사업에 뛰어들었고 지난해에는 드라마 ‘주몽’의 제작사 올리브나인을 220억원에 사들였다. 또 최근에는 자회사인 KTF가 도레미레코드를 소유한 온라인 배경음악 전문업체 블루코드 테크놀로지를 인수하는 등 M&A의 손길을 멈추지 않고 있다. ◇소니ㆍ노키아 등 글로벌 IT기업 ‘확장 또 확장’=글로벌 IT기업들도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콘텐츠 업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뉴스코퍼레이션을 이끄는 ‘미디어의 제왕’ 루퍼트 머독. 세계적인 영화사인 ‘20세기폭스’사를 필두로 케이블과 위성방송, 영국의 ‘더 선’과 미국의 뉴욕포스트와 같은 신문ㆍ잡지ㆍ출판 등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미디어들에 그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지난해에는 떠오르는 인맥구축서비스(SNS) 업체 마이스페이스닷컴을 8,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자해 인수하면서 인터넷 미디어 진출을 선언했다. 게임기와 TV로 세계적인 명성을 날린 소니가 컬럼비아와 CBS뮤직을 인수해 소니픽처스와 소니뮤직으로 개편한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 노키아는 지난해 음원서비스 업체 라우드아이를 사들인 후 이를 활용해 최근 모바일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 ‘오비(Ovi)’를 선보였으며 프랑스의 종합미디어 그룹 비방디 역시 액티비전을 인수한 후 비방디게임과 합병시켜 세계 최대의 게임회사인 ‘액티비전-블리자드’를 출범시켰다. 이외에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IT기업들도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살려면 뭉쳐라’ 콘텐츠 업체 합종연횡 활발=이러한 거대 기업의 거침없는 행보에 위협을 느낀 콘텐츠 업체들도 합종연횡을 서두르며 몸집 부풀리기에 나서고 있다. 그중에서도 음반사의 경우 ‘연합’ 또는 합병에 사활을 걸고 있다. 주판매채널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과 모바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쥬크온을 운영하는 네오위즈는 11월 ‘벅스’를 인수하며 방문자수 기준으로 멜론을 제치고 1위로 떠올랐다. 한국 가요계에서 초호화 아이돌 군단을 거느린 SM엔터테인먼트가 소리바다에 지분투자를 한 것은 더욱 극적이다. 소리바다의 파일공유(P2P) 모델은 음악계에서 ‘공공의 적’으로 불렸다. 불법 음악파일을 주고받는 주요 경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리바다의 P2P 기술은 SM에도 필요했고 결국 양사가 힘을 합치는 결과로 나타나게 됐다는 평가다. SM은 음악 판매뿐 아니라 자사의 동영상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서비스인 ‘엠엔캐스트’에도 소리바다의 P2P 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동영상 서비스 제공을 위한 막대한 서버를 구축하고 네트워크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소리바다 역시 음악업계의 우군이 한 명이라도 더 필요한 상황이라서 SM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콘텐츠 업계의 관계자는 “현재는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음악시장에서 자발적인 M&A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다른 콘텐츠 영역에서도 대기업들의 참여가 확산되면 M&A에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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