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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달픈 은행원이지만… 떠나고 싶지 않은 기업은행

조준희 행장 취임 후<br>야근 금지 등 여건 개선<br>신입 이탈률 3% 그쳐


은행원의 삶은 고단하다. 개인 영업점 직원들은 체크카드ㆍ펀드ㆍ예금 등을 가리지 않고 모든 인맥을 총동원해 할당된 구좌 수를 채워야 한다. 기업금융 담당이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다. 환전실적이나 수출환어음매입에서부터 직접 기업대출 고객 영업까지 뛰며 실상 은행원들의 삶은 '연중 내내 (영업) 캠페인'이라는 말이 적합할 정도다.

시중은행들이 여타 업종에 비해 고액연봉을 받지만 신입행원들의 이탈률이 높은 이유도 이때문이다. 일부 시중은행에서는 아예 채용 과정에서부터 "영업에 자신이 없다면 전형을 포기하라"고 말한다.

정작 채용을 해도 입행조차 하지 않거나 신입사원 연수 도중 퇴사해버리는 인력이 매 공채 인원의 20~30%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신입행원들의 이탈에 골머리를 앓는 사이 IBK기업은행은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예비 금융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은행으로 자리매김했다.

시중은행 중 기업은행의 근무여건이 가장 좋다는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기업은행은 지난 2010년 12월 조준희 행장 취임 이후 전행에 캠페인과 야근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기업은행이 5월 채용한 240명의 신입행원 중 이탈자는 9명(3.75%)에 불과하다. 과거 공채에서 신입행원 이탈률이 10~15%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조 행장 본인이 신입행원으로 입행해 30여간을 은행원으로 살아오며 그 고충을 잘 알기 때문이다. 현재 기업은행의 본부 및 영업점의 정시 퇴근 비중은 90%에 육박하고 있다. 조 행장이 직접 지난해 9월과 11월 영업점장들을 불러 모아 간담회를 개최, "직원들의 재충전 시간을 늘려 업무 효율을 높이라"는 당부를 거듭한 결과다.

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취업난이 심각하다고 해도 여러 기업체에서 원하는 이른바 스펙 좋은 인재들은 근무여건을 꼼꼼히 따져가며 회사를 고른다"며 "최근 수년간 기업은행의 기업문화가 크게 개선되며 취업 준비생들에게 '꼭 가고 싶은 은행'이라는 이미지가 퍼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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