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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기업 무더기 퇴출] "선전증시 도약" 극약처방
입력2002-04-01 00:00:00
수정
2002.04.01 00:00:00
투기거래 줄고 시장충격 단기 그칠듯상장기업의 5%에 가까운 기업이 퇴출대상에 올려진 것은 증권시장을 건전화하겠다는 감독당국과 증권거래소의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투자자 피해 등 부작용도 우려되지만 증시의 신뢰회복과 선진화를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게 관련기관의 입장이다.
이번 무더기 퇴출은 올해초 감사의견에 대한 퇴출규정이 대폭 강화되면서 어느 정도 예견돼왔던 사항. 1일자로 12월 결산법인의 감사보고서 제출시한이 마감되면서 그 윤곽이 드러난 것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와관련, 회계의 투명성이 강화돼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주가가 한단계 더 상승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투자자의 피해 등 부작용도 단기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 무더기 퇴출 배경
상장기업의 무더기 퇴출은 정책당국이 회계투명성을 내세워 회계법인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데다 다소 느슨했던 상장관련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거래소는 올해부터 감사의견에서 '거절'이나 '부적정'판정을 받으면 곧바로 상장폐지하는 극약처방을 내리고 있다.
전체 퇴출기업 가운데 70%에 달하는 기업이 감사의견 때문에 퇴출 대상이 된 것도 엄격한 회계기준 적용이 퇴출의 직접적인 원인이었음을 나타내고 있다. 또 2년 연속 자본전액잠식으로 판정돼 사실상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된 기업도 퇴출에 포함됐다.
대호를 비롯해 일부기업은 마지막까지 퇴출을 피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 상장폐지를 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시한인 1일까지 2년 연속 자본잠식 사유를 해소하지 못한 기업은 모두 퇴출의 비운을 맞는다.
이번 퇴출파장 확산에는 회계법인의 보수적 감사결과도 한 몫 단단히 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 회계법인과 기업간에 감사결과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은 결과적으로 기업들로 하여금 보다 투명한 회계관리를 유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 증시에 미치는 영향
무더기 퇴출은 일단 소액주주 피해로 직결되고 있다. 상장폐지가 결정된 기업은 4월중 실시되는 정리매매기간을 거치고나면 환금성 마저 제약받게 된다.
특히 정리매매기간엔 주가마저 폭락해 이중삼중의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고 그마저도 이 기간을 놓치면 현금화할 수 있는 길은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퇴출규정 강화를 통해 부실기업이 시장에서 사라지면 오히려 증시의 건전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 동안 일부 작전세력의 투기거래 대상으로 거론되던 기업들이 자취를 감추고 부실기업에 대한 주가조작도 사라질 것으로 보여 선의의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투자패턴도 새롭게 재편될 전망이다. 부실기업에 대한 투기적 거래가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우량주 선호현상이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 이는 결과적으로 증시의 건전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 정리매매기간 투기적 거래 피해야
이번에 상장폐지가 결정된 기업은 상장폐지 예고기간을 거쳐 보름간의 정리매매를 통해 마지막 거래가 이뤄질 예정이다. 삼익건설은 이미 지난달 28일로 정리매매를 마쳤고, 이지닷컴도 2일 마지막 정리매매가 이뤄진다.
나머지 대부분 기업도 대부분 오는 12일부터 4월말까지 종목별로 2주간에 걸친 정리매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정리매매기간 중에 극심한 투기거래가 이뤄지는 점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 기간은 해당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마지막으로 장내에서 현금화할 기회를 주는 것이지 새로 사서 수익을 내기위한 기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조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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