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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손발 안맞는 구제역 방역
입력2002-05-17 00:00:00
수정
2002.05.17 00:00:00
"현장에 농림부장관을 비롯해 고위층들이 많이 다녀갔지만 별다른 지원이 없었습니다. 현장 방문경비를 차라리 소독약 구입비로 보내주는 게 나을 것입니다."
당시 술을 한잔 걸친 것으로 전해진 김 군수는 작심한 듯 농림부 고위 관계자에게 "방역을 위해 군비를 3억원 이상 쓰고 있지만 예산이 부족하고 밤새워 일하는 농민ㆍ공무원들에게 야식도 한번 주지 못했다"며 쓴 소리를 했다.
이에 대해 농림부 관계자는 17일 기자에게 "구제역이 발생한 곳에 소독약을 남을 만큼 공급하는 등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야식비는 행정자치부 소관"이라며 답답함을 표시했다.
문제는 지난 2000년(소 구제역 확산)에 비해 중앙부처에서 지방자치단체, 군, 경찰까지 신속한 공조체제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중앙과 일선 현장간의 갭이 극복되지 못하면 2주도 남지 않은 월드컵 이전 구제역 해결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앙정부는 각종 지원책이 제대로 집행되는지 현장의 애로는 뭔지 세심하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당장 열악한 지방자치단체에만 야식비를 맡기는 것도 무리다.
앞서 농림부는 지난 2월부터 특별방역대책을 실시하며 영세농가(100두미만)에만 소독약을 무상공급, 진천ㆍ용인ㆍ안성의 대형 농가에서 잇따라 구제역 사태를 맞았다.
사후 소독약 지원대상 확대 등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나섰지만 사전에 대규모 축사가 제대로 '자율소독'을 하는지 철저히 감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최근 안성과 진천 첫 구제역 발생지 3km내의 모든 돼지를 살처분 한다고 발표했으나 확인결과 용인의 대형농장 여러 곳이 살처분 대상에서 빠져 오해를 사는 것도 유감이다.
"지역유지라서 그런 것 아니냐"는 일부 주민들의 반발에 농림부와 용인시측은 "산이 막혀 전염우려가 없는 곳"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번 구제역이 사람과 차량에 의한 전파 가능성이 큰 상황임을 고려하면 사전에 충분한 설명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자
고광본기자<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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