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중국 수혜 업종인 화학과 철강의 연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석유화학이 선진국 경기 회복과 이에 따른 중국의 수출물량(한국으로부터 수입) 확대 기대를 키우고 있는 반면 철강은 연말 재고 효과 부진에 따른 보수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35% 내린 1,993.45포인트로 마감했다. 다음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관망심리와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전날 중국이 4년10개월 만에 최대 규모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이날 증시 전반의 하락 속에 대표 중국 수혜주인 화학과 철강 업종도 각각 0.50%, 0.40% 빠졌다.
최근 중국 정부의 정책이 투자보다는 내수 활성화에 방점을 찍고 있어 '중국 경기 회복=철강·화학주 수혜'라는 전통적인 공식이 딱 들어맞지 않는다는 점 역시 투자심리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연말 이들 두 업종에 대한 전망은 수요가 가르고 있다. 웃는 쪽은 화학이다. 선진국의 경기 회복으로 중국의 수출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국이 국내에서 수입하는 석유화학 제품 수요도 함께 늘고 있는 것이다. 엄밀히 말해 중국의 경기 회복보다는 선진국 경기 회복에 따른 간접 수혜인 셈이다.
박재철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한국의 석유화학제품을 수입해 해외에 수출하는 비중이 커 국내 화학주를 '중국주'라고 부르곤 한다"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최근 중국의 수출물량이 확대되면서 한국의 대(對) 중국 수출량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의 11월 합성수지 수입량은 225만톤으로 지난해 11월보다 10.3% 늘어났고 합성고무 역시 15% 늘어난 13만5,000톤을 기록했다.
선진국의 경기 회복이 본격화하면서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 수입량 증가는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철강 쪽은 매년 말 '비빌 언덕'이던 재고 효과 약화로 울상이다.
중국의 철강재 가격은 올해 초 춘제 수요에 따른 판재류 축적을 선반영하며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초까지 상승했지만 올해는 내년 철강 수요에 대한 우려에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철강재 가격이 중국 철강재 가격이 오른 2~3개월 뒤 따라 오르는 것을 고려할 때 국내 철강업종의 반등도 제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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