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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재산업 ‘승자독식’ 구조 심화

대기업들 “1등만 살아 남는다” M&Aㆍ공격 마케팅 구사 생활용품ㆍ화장품 분야 등서 2위와 격차 더욱 벌어져 생활용품ㆍ화장품ㆍ위생용품 등 소비재 산업에서 ‘승자독식’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소비재 업계는 최근 몇 년간 중견기업이 사라지고 대기업과 군소기업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양극화’ 양상이 이어졌으나, 최근 들어서는 1위 기업 만이 독주하는 승자독식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1위 기업들이 시장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M&A 등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생활용품 1위 업체인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조88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업계 최초로 연 매출 1조원 고지에 올랐다. LG생건은 세탁세제ㆍ주방세제ㆍ비누ㆍ치약 등 주요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15.6% 신장했다. 생활용품 분야는 진입장벽이 낮고 제품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상황은 정반대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2위 업체인 애경의 생활용품 매출은 3년째 3,000억원 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수출 포함 3,700억원으로 2009년보다 6% 가량 증가했다. 이는 방향제 등 가정생활용품 분야의 분사 영향도 있지만 ‘1위 브랜드’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애경은 LG생건과 더불어 거의 모든 용품 분야를 생산하고 있는 탄탄한 기업이지만 한방샴푸ㆍ바디워시ㆍ습기제거제 등 소수 품목에서 1위 브랜드를 확보한 하위 용품업체 보다 전체적인 성장세가 낮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생활용품 분야를 호령하는 LG생활건강도 화장품 쪽으로 옮겨오면 얘기가 달라진다. 국내 화장품 분야 1위 기업은 아모레퍼시픽으로, 지난해 기준으로 볼 때 업체 단독으로는 국내 시장의 34.9%, 이니스프리ㆍ에뛰드 등 분사한 브랜드 숍까지 포함하면 약 39%를 점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LG생건의 화장품 시장 점유율은 업체 자체로는 12%, 2009년 말 인수한 더페이스샵을 합할 경우 16.9%선에 그치고 있다. 화장품시장의 급변기였던 90년대 이후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30%를 넘어선 것은 불과 5년 전인 2005년이었다. 이후 이 회사는 매년 1~2%에 달하는 ‘나홀로 신장세’를 이어오며 전체 점유율을 40% 가까이로 높여, 1위 업체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위생용품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내 1위 업체인 유한킴벌리의 점유율이 주요 분야에서 2~3위 업체를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3ㆍ4분기 기준으로 국내 아기 기저귀 시장의 약 60%, 생리대 시장의 55.3%를 점유하며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위만이 살아남는 경쟁 구도 속에서 위기 의식을 느낀 대기업들이 전체 매출확대를 위해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매달리고 있다”며 “이로 인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M&A) 등이 이어지며 가뜩이나 양극화에 시달려 온 업계 구도가 더욱 기형적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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