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의 수장인 김석동(사진) 금융위원장도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파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지난해 생애 처음 수천만원을 펀드에 투자했다 최근 -26%의 수익률을 운용사로부터 통보 받았다고 한다. 올 1월 임명되기 전인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의 주역이면서도 은행 예금 등만 고집해온 김 위원장은 자산운용사의 임원이 되자 펀드상품 하나 없는 것이 겸연쩍어 처음으로 투자에 나섰다. 그가 찍은 상품은 고위험성향으로 브라질ㆍ인도 등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펀드. 하지만 올 들어 유럽발 재정위기가 국제 금융시장을 휩쓸면서 신흥국 주가도 곤두박질쳐 김 위원장이 투자한 펀드의 연말 수익률은 -26%로 급전직하했다. 김 위원장의 한 측근은 "앞장서 유럽위기의 심각성을 알렸지만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동분서주하다 정작 자신의 펀드는 신경을 못쓰다 최근 수익률을 받고 많이 허탈해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농협경제연구소장을 지내며 모아둔 돈을 적잖이 펀드에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 수익률이 크게 나빠져 김 위원장은 최근 급전이 필요한 상황이 오자 마이너스 통장까지 개설했다. 펀드에 투자하고 남은 여윳돈을 모두 저축은행에 예치해두고 있기 때문. 김 위원장은 올 들어 저축은행 영업정지 과정에서 뱅크런이 발생하자 지난 2월과 9월 각각 2,000만원씩 부산 우리저축은행과 토마토2저축은행에 예치했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위원장이 꼭 돈이 필요한 곳이 생겨 저축은행 예금을 해지할까 고민하기도 했다"며 "괜한 오해를 사지 않으려고 이자를 감수하고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부산 우리저축은행 예금 2,000만원의 만기일은 내년 2월2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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