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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7000만 눈물의 바다

남북 7000만 눈물의 바다[장벽을 넘어서]■시민반응·외신반응 가정에서 역에서 온종일 TV앞에 앉아 반세기만의 상봉에 함께 환호…감격 2000년 8월15일 한반도는 55년간을 참아온 7000만 겨례의 눈물로 홍수를 이뤘다. 시민들은 온종일 TV를 통해 생생히 전해지는 이산가족들의 상봉장면을 지켜보며 그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고 기뻐하며 감격해 했다. 휴일과 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대부분 나들이를 삼가한 채 이산가족상봉을 자기일인 것처럼 감격스러워 했으며 앞으로도 남북한간의 왕래가 지속적으로 이뤄져 통일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이산 1세대인 아버지가 지난 2월 돌아가신 홍준의(32·오리콤차장)씨는『상봉하는 가족들을 보니 너무 부럽고 한편으로는 안타깝다. 아버님이 살아계실 때 항상 하신 말씀이 「살아 있을 때 만나야지 죽은 다음에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말이었다』며 『이산 1세대들이 한명이라도 더 살아 있을 때 통일까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진영(22·대학생)씨는 『솔직히 잘 믿겨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산가족들의 피맺힌 사연을 보면서 이것이 혈육이 떨어져 사는 아픔이구나』라고 느꼈다며 『지난번 정상회담 때도 그렇고 남북간에 화해 분위기가 지속되고 이를 바탕으로 교류가 계속 이뤄진다면 곧 통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마순옥(74·서울 동작구 흑석동)씨는 『하루 종일 TV를 지켜보며 혹시 북한에 있는 친지들의 얼굴이 나올까 지켜봤다』며 『형제들이 살아 있을지, 조카들은 어떻게 사는지, 다음기회에 또 상봉이 이루어지면 꼭 북에 있는 고향땅을 밟고싶다』고 울먹였다. 휴일을 이용해 지방나들이를 하려는 시민들도 서울역 대합실에 마련된 대형TV 앞에 모여들어 북측방문단을 실은 북한민항기의 도착장면을 지켜보며 환호성을 질렀고 각 병원에서는 입원환자들이 로비에 모여 TV를 보며 감동적인 순간을 함께 했다. 가족들이 모두 TV 앞에 모여앉아 함께 울었다는 대학원생 허유영(27·서대문구 홍은3동)씨는 『이번에 만나지 못하는 이산가족들은 TV를 보면서 더욱 가슴이 아플 것』이라며 『중국과 타이완이 비교적 자유롭게 왕래하는 것을 보면서 매우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우리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회사원 박대규(29·서울 관악구 신림동)씨는 『인근에 같이 사는 회사동료들을 불러 함께 TV를 지켜봤다』면서 『이번뿐만 아니라 이산가족들의 만남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하늘길뿐 아니라 육로와 철로를 통해서도 이산가족이 자유롭게 왕래했으면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박경식(53)씨는 『북측방문단이 오는 장면을 보고 싶어 로비까지 내려와 TV를 시청하고 있다』면서 『아픈 환자지만 역사적이고 감동적인 순간을 놓칠 수가 있느냐』고 말했다. 역사적인 이산가족들의 상봉을 지켜보는 비전향장기수들의 소감도 남달랐다. 비전향장기수 조창선(72·서울 관악구 봉천7동)씨는 『남북이 모여서 논의하면 해결하지 못할 것이 없으며 이번 일은 전세계에 우리의 저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말했고 신인영(71·서울 관악구 봉천7동)씨도 『내가 북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더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외신반응 "지금은 남북 화해주간" 긴급 타전 역사적인 남북한 이산가족상봉은 한반도만의 이벤트가 아닌 세계적 관심사였다. 주요 외신들은 남북정상간 회담의 첫번째 구체적인 성과인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 「50년 만의 재회」「한국의 화해주간 시작」등 다양한 제목으로 역사적인 상봉소식을 보도했다. AP와 AFP 등 통신사들은 15일 서울발 기사를 통해 반세기 만에 이뤄진 고려항공 민항기의 도착 및 이륙, 북측 이산가족의 남한 방문, 남측 이산가족의 북한 방문 등 이산가족간 교환방문 소식을 「어전트(URGENT)」「얼럿(ALERT)」 등의 긴급뉴스로 타전했다. 이들 통신사들은 특히 『50년 만에 이뤄진 이번 교환방문은 남북한이 평화의 시대로 접어드는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이번에 남북한 이산가족간에 상봉이 이뤄지면서 슬픔과 비탄에 빠져 있던 이산가족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싹트고 있다』고 평가했다. 독일 일간지 취트도이체 차이퉁은 이에 앞서 지난 14일「50년 만의 재회」라는 제목의 1면 머릿기사에서 『남북한간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것은 북한 개방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번 상봉은 한반도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에 엄청난 상징적 의미를 지닌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특히 『남북한간에 계속되고 있는 대화들이 성과가 있을 경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새로운 실크로드를 연결하려는 꿈이 실현되면서 남한이 육로를 통해 유럽으로 상품을 수출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BBC방송도 이날 『남북한이 판문점 연락사무소의 문을 다시 열면서 남북한간에 「화해주간」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판문점 연락사무소 개설이 6월 남북정상회담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비무장지대 한가운데 있는 남북한 연락사무소들은 첨단통신장비를 갖추게 되며 음성과 서면 메시지를 교환하는 등 비상 상황에서도 신속한 협의를 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BBC방송은 또 『15일 200명의 남북한 이산가족이 상봉, 「화해주간」의 절정을 이루게 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이를 기념해 수감자 3,500명에 대한 대사면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이용택기자 YTLEE@SED.CO.KR 한영일기자HANUL@SED.CO.KR 김정곤기자MCKIDS@SED.CO.KR 입력시간 2000/08/15 18:29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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