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그룹이 동양그룹에 대한 지원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23일 동양그룹주들이 일제히 하한가로 직행했다.
이날 동양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동양은 전날 대비 14.93% 하락한 955원에 거래를 마쳐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동양의 우선주인 동양우ㆍ동양2우Bㆍ동양3우B 등도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해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날 계열사인 동양네트웍스(-14.86%), 동양시멘트(-14.93%), 동양증권(-14.87%) 등도 가격 제한폭까지 떨어졌다. 형제그룹인 오리온이 동양그룹의 자금 지원 요청을 거절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급격히얼어 붙였다.
반면 오리온은 전거래일 대비 5.11% 상승한 96만 7,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오리온측은 "동양그룹을 지원할 경우 오리온그룹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며 거절의 이유를 밝혔다.
이에 앞서 동양그룹은 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이 보유한 오리온 주식을 담보로 총 5,000억~1조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를 발행해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어음(CP)를 상환할 계획을 세웠다.
동양과 오리온은 고(故)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의 두 딸인 이혜경씨와 이화경씨가 부회장으로 있으며, 사위들인 현재현과 담철곤이 각각 회장을 맡고 있다.
오리온의 외면으로 동양그룹의 자금난 해결은 더욱 어렵게 됐으며, 동양그룹은 자금난 해소를 위해 현재 매각 작업이 진행중인 동양매직과 동양파워 지분 매각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동양그룹은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해오고 있으나, 작년말 웅진그룹 사태 이후 시장상황이 악화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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