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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사태 해결의 실마리 풀리나

전북 부안군 위도 방사성폐기물처리장 건설을 둘러싼 부안사태가 여전히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는 조짐이다. 이 같은 사태의 진전은 지난주말 부안에서 열린 핵폐기장백지화 범부안군민대책위 주최로 열린 부안군민 2차 총궐기대회가 경찰과의 마찰없이 평화적 시위로 끝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정부의 호응이 발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우선 경찰이 병력의 절반 정도를 철수시키기로 한데 이어 대부분의 병력을 단계적으로 철수키로 화답했다. 정부는 부안지역 현안공동협의회 안에 청와대도 참여하는 실무위원회를 설치해 주민투표 실시시기와 방법 등에 관해 구속력이 있는 합의를 이끌어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와 부안주민 시민단체 등이 공동참여하는 토론회는 물론 노무현 대통령과 부안 주민의 직접적인 대화 등 다양한 주민 설득노력을 펼치기로 했다. 부안 사태는 처음부터 이런 식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였다. 첫 반대시위부터 불법폭력화해 수많은 주민과 경찰이 다치고, 30여명의 주민이 구속됐으며, 고속도로점거 등의 불법시위로 국민들에게 필요치 않은 불편과 비용을 끼쳤다. 방폐장 반대세력의 지난 주 평화시위가 이 같은 불법폭력시위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된 것이기를 바라며, 그 같은 평화적인 시위기조가 그들의 다짐대로 앞으로도 계속 지켜지기를 바란다. 노무현 대통령의 위도방사성폐기장 건설의 포기시사 발언에 고무된 데다 집시법개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전술적으로 태도를 완화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폭력시위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위도 방폐장 건설문제는 언제 어떤 방법으로 주민투표를 실시하느냐는 것에 달려 있다. 반대세력들은 연내에 주민투표를 실시하자는 주장이고, 정부는 가급적 넉넉하게 주민을 설득할 시간을 가진 다음 내년 총선 이후에 실시하자는 입장이다. 위도선정 발표 이후 지난 4개월여 동안 부안에서 전개된 사태는 불안과 공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폐장이 위험한 것인지 안전한 것인지와 같은 본질적인 논의는 아예 이뤄지지 않았다. 반대세력들은 주민들이 불안과 공포심이 희석되기 전에 가급적 빨리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을 것이다. 그 점에서 정부가 주민들에게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할 시간을 가급적 많이 갖고자 하는 것은 타당한 주장이다. 시간을 오래 끈다고 설득되는 것은 아니다. 최대한 성의를 갖고 대화를 하면서 군민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는 보상책을 제시하는 것이 최선의 설득책이다. 이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이 주민과의 직접대화를 시도할 의사를 표시한 것은 바람직한 것이다. 한 때 거론됐던 위도에 대통령별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재론할 필요가 있다. 그런 다음 투표를 하고 그 결과를 존중하면 된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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