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대, 우리가 연다] 한진, ‘국내 여성1호’ 잇단 배출 항공정비·운항관리·조종사 등 능력만 있으면 진입 제한없어 김홍길 기자 what@sed.co.kr “한진그룹선 금녀의 벽이 없어요. 그래서 기펴고 산답니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을 거느리고 있는 국내 최대 물류업체인 한진그룹. 이곳에선 일찍부터 ‘여자니까…’하는 선입관이나 장벽이 사라진지 오래다. 능력만 갖추면 ‘금녀의 벽’으로 알려진 일등 항해사는 물론, 조종사, 항공정비사, 운항관리사, 항공화물 탑재관리사 등 진출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 그러나 보니 한진그룹이 배출한 여성 전문인력들은 늘 ‘여성으로선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이는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지론인 “성별의 구분없는 동일 경쟁”에 따른 경영원칙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한진그룹은 여성인력의 섬세함 등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는 분야를 선정, 정책적으로 고급관리자로 여성을 양성하고 있다. ◇‘국내 여성 1호’ 신기록 속출=대한항공의 경우 여성인력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와 직종을 가지고 있어 다른 분야에 비해 여성인력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 현재 전직원 1만5,000여명중 여성인력은 32%를 넘고 있다. 특히 객실승무원(스튜어디스)의 86%인 3,300여명이 여성 인력이 차지할 정도로 여성파워가 막강하다. 한진해운의 경우도 23%가 여성인력이고, 과장급 이하 직원 중 여성이 39%를 차지하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직무와 능력주의에 입각한 최근의 추세로 보면 향후 여성인력 비율은 점점 높아 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성 인력의 숫자만으로 한진그룹의 여성파워가 세다는 건 절대 아니다. 대한항공은 과거 여성인력의 진출이 극히 제한돼 온 항공정비사ㆍ조종사ㆍ운항관리사ㆍ항공화물탑재관리사 분야에서 잇따라 ‘국내 1호 여성’을 배출, 신기록을 세웠다. 한진해운 역시 국내 최초 여성해기사를 배출한 데 이어 2000년에는 여성 1등 항해사를 배출했다. 1등 항해사는 선장 바로 아래 직책으로 선박에서 화물을 관리하고 본선의 위계질서를 유지하는 등 전반적인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고급 간부직책이다. ◇보이지 않는 여성차별도 없애= 지난 2001년 국내 항공사 최초의 여성 임원으로 이택금 상무가 발탁됐다. 이 상무는 객실 승무원 출신이다. 이처럼 대한항공은 소속 집단내 여성 현장 관리책임자를 발탁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능력만 되면 관리책임자로 바로 발탁, 배치하고 스페셜리스트로 관리한다는 게 대한항공의 전략이다. 대한항공은 또 고연령 여성인력의 풍부한 경험을 오湯?유용한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고연령 여성인력 기피현상을 보이고 있는 다른 기업과는 대조적이다. 실제 전체 여승무원 중 28%가 기혼자로 구성돼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 94년부터 인사제도상의 남녀차별 요소를 모조리 폐지했다. 승진ㆍ임금ㆍ교육 등 인사전반에 걸쳐 남녀 동증한 기준을 적용, 직무ㆍ능력중심의 인사제도를 투명하게 운영해 오고 있다. 또한 한진해운은 여성인력의 해외근무 기회도 확대하고 있다. 97년 최초로 여성 주재원을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그동안 독일ㆍ미국ㆍ싱가폴ㆍ중국 등의 지역에서 11명의 여성 해외 주재원을 배출하는 가 하면 여성지점장 발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입력시간 : 2005/09/1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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