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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있는 남성을 잡아라.’ 최근 유통업체 상품 기획자들이 남성고객을 잡기 위한 아이템 및 제품 개발에 분주하다. 특히 최근 30~40대 남성고객의 쇼핑이 부인을 따라와 구매하는 수동적인 행태에서 벗어나 본인이 원하는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능동적인 행태로 바뀌면서 이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제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ㆍ현대ㆍ신세계 증 주요 백화점의 상품기획담당 임원들은 경쟁적으로 미국, 영국 등의 유명 백화점을 방문, 단독 론칭할 수 있는 남성브랜드 제품에 대한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이 남성고객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유통업체의 주요 고객이 과거 여성에서 능력을 갖춘 남성으로 확대되고 있는데다 남성 고객들의 구매 제품이 고가제품으로 집중돼 백화점 매출에 효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신세계 백화점의 세일 실적을 분석한 결과, 여성 의류의 경우 예년 평균치 수준인 19.4% 정도 매출이 늘어난 반면 남성 캐쥬얼은 37.3%, 남성 정장은 19% 증가하는 등 전체 남성의류의 매출이 26.4%나 늘어 여성의류 증가율을 압도했다. 또 세일 이후 여성 캐주얼의 매출이 주춤하는 반면 남성 캐쥬얼은 18.2%, 남성 정장은 15% 신장하는 등 세일과 상관없이 매출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김봉수 신세계백화점 마케팅팀장은 “지난 여름 미국에서 단독 수입한 고가(30만~60만원)남성 청바지의 구입 고객층이 20대가 아닌 40~50대 전문직 남성이었다”며 “안정된 직업과 수익을 갖춘 뉴써티족 남성이 백화점의 예비 VVIP(최상위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이들 고객을 위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능력 있는 30~40대 남성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유통업체의 특화 전략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초 본점 본관 지하 1층에 업계 최초로 넥타이, 구두, 가방 등 남성 패션상품을 한데 모은 ‘남성 전문 편집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최근에는 ‘태그호이’, ‘에르메스’ 등 남성 시계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남성 시계편집 매장과 ‘크리드’와 ‘아쿠아 디 파르마’ 등 로열 패밀리 향수를 한데 모은 남성 향수 편집매장을 열었다. 롯데백화점도 현재 본점과 잠실점 등 일부 점포에 오픈한 30~40대 남성 대상 특화 매장을 전국 점포로 확대할 방침이다. 본점과 잠실점에 오픈한 남성이너웨어 매장은 ‘속옷도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한 남성 고객을 위해 캘빈클라인 언더웨어, 돌채앤가바나 등의 이너웨어 브랜드를 갖췄고 본점 남성 잡화 매장인 ‘포르쉐디자인’은 30~40대 수입차 마니아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최근 오픈한 에비뉴엘의 명품 남성 잡화 편집매장 ‘슈와다담’ 은 가방, 지갑, 넥타이, 신발, 시가용품 등 남성 고객만을 위한 매장으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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