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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폰 vs 바르테즈… 수문장 대결도 후끈

10일 새벽 프랑스-이탈리아 결승전


‘죽느냐, 사느냐를 결정할 순간이다.’ ‘17초의 한을 풀겠다.’ 오는 10일 새벽 3시(이하 한국시간) 대망의 2006 월드컵 결승을 앞둔 프랑스와 이탈리아 선수들이 비장한 각오로 출사표를 던졌다. ‘늙은 수탁’으로 조롱 받았던 프랑스 노장들은 말 그대로 사력을 다하겠다며 ‘죽느냐, 사느냐’를 언급했고 이탈리아는 지난 2000년 유럽 축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프랑스에 17초를 남기고 동점골을 허용했다가 연장전에서 패배했던 아픔을 곱씹으며 ‘17초의 한’을 강조했다. # 伊부폰, 야신상·최장 무실점·골든볼 '트리플 크라운'야심
佛바르테즈, 98년 2실점 우승이어 영광 재연 '호시탐탐'

‘레 블뢰’와 ‘아주리’로 표현은 다르지만 같은 의미인 ‘파란 색’을 팀 컬러로 삼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선수들의 각오만큼 격전이 될 이번 결승은 잔루이지 부폰(이탈리아)과 파비앵 바르테즈(프랑스)의 수문장 대결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기록 면에서 앞서는 것은 부폰. 그는 야신상뿐 아니라 월드컵 최장시간 무실점기록까지 눈앞에 두고 있다. 월드컵 사상 최장시간 무실점은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이탈리아의 주전 골키퍼 월터 쳉가가 세웠던 517분. 쳉가는 오스트리아, 미국, 체코슬로바키아와 조별리그 3경기에 이어 우루과이와의 16강, 아일랜드와의 8강전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했다. 이에 비해 부폰은 조별리그 2차전 미국과 경기에서 전반 27분 크리스티안 차카르도의 자책골 이후 독일과 준결승까지 453분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상대팀 공격수에게는 단 한번도 골문을 허락하지 않았다. 결승에서 65분만 무실점으로 버티면 대선배 쳉가의 기록을 깨뜨리게 된다. 선방(세이브) 기록에서도 부폰은 1위다. 부폰은 잉글랜드와 8강전에서 승부차기를 세 개나 막아내 월드컵 기록을 세운 히카르두와 나란히 23개의 슈팅을 선방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16강전에서 머리를 골포스트에 부딪히면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볼을 쳐냈다. 부폰은 ‘골든볼(최우수선수)’ 후보에도 이름을 올려 이탈리아가 결승에서 무실점으로 우승할 경우 야신상과 최장시간 무실점 기록, 골든볼을 휩쓸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할 수도 있다. 이에 맞서는 바르테즈도 만만치 않다. 월드컵 개막 이전만 해도 그레고리 쿠페(리옹)에 밀려 ‘제2의 골키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평을 들어야 했던 그는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골키퍼로서는 작은 편인 182㎝이지만 과감한 몸놀림으로 신장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있다. 바르테즈는 선방 기록에서는 13개에 그쳐 부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준결승까지 6경기에서 필드골은 단 1실점 밖에 하지 않았다. 지난 달 19일 라이프치히에서 치른 한국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내준 골이 유일하다. 스페인과 16강전에서는 다비드 비야(발렌시아)에게 페널티킥으로 실점했다. 바르테즈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단 2실점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린 데 이어 8년의 세월을 넘어 다시 한번 최소 실점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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