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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 21]크레딧 인플레에 빈축
입력2001-10-22 00:00:00
수정
2001.10.22 00:00:00
'주랜더' 주연한 스틸러감독등 6번 거명코미디언 벤 스틸러가 주연하고 감독한 패션세계를 풍자한 최근작 '주랜더'( Zoolanderㆍ사진)의 크레딧에 스틸러의 이름이 6번씩이나 올라 할리우드의 빈축을 사고 있다.
6번의 경우를 보면 감독, 제작자, 각본가, 주연 및 아이디어 제공자 그리고 혼자서 영화 다 만든 것처럼 구는 '누구의 영화'등. 이를 놓고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나르시즘에 바져 사는 할리우드의 기준으로 봐도 좀 지나치다고 비아냥대고 있다.
이들은 이것이 비록 신기록(워렌 베이티도 '불워스'에 자기 이름을 6번이나 올렸다)은 아닐지라도 이제 나이 35세인 코미디언으로서는 배짱 두둑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런데 점차 많은 배우들이 제작자와 감독까지 겸업하면서 이 같은 자화자찬 행위가 보편화하고 있다. 코미디 '오스틴 파워즈'에는 마이크 마이어즈의 이름이 4번이나 올랐고 코미디언 애담 샌들러도 '워터보이'에 자기 이름을 세번씩 올렸다.
그런데 옛날에는 걸작을 만든 명장들도 자기 이름을 단 1번밖에 크레딧에 올리지 않아 요즘 세태와 현격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아카데미상을 6번이나 탄 윌리엄 와일러는 '벤허'에 자기 이름을 1번만 올렸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제작자 데이빗 O.
셀즈닉도 역시 1번밖에 자기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요즘 영화인으로 겸손한 축에 드는 사람은 우디 앨런. 그는 영화를 혼자 만들다시피 하면서도 보통 크레딧에 2,3회 정도만 자기 이름을 싣는다.
그리고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경우 자기가 주연, 감독, 제작한 '스페이스 카우보이즈'에 2번만 이름을 올렸다.
그러면 왜 이처럼 크레딧 인플레 현상이 일어나는 것인가.
메이저 영화사들이 엄청난 제작비를 빼내기 위한 최적의 수단으로 잘 팔리는 스타를 고용하면서 이들이 영화 제작 전반에 개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스타들은 자신이 진짜로 제작에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크레딧에 제작자로 넣어 달라고 요구하기까지 한다.
특히 크레딧 인플레에 앞장서고 있는 스타들은 코미디언들. 한 영화사 간부는 코미디언들이 평소 괄시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한 반사작용이라고 풀이했다.
/한국일보 LA미주본사 편집위원ㆍLA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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