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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샷’ 살아났다

`절치부심`한 박세리(26ㆍCJ)가 날카롭게 벼린 샷 솜씨를 과시하며 단독 선두에 나섰다. 21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문밸리골프장(파72ㆍ6,435야드)에서 개막된 세이프웨이 핑 골프대회(총상금 100만달러) 첫날 경기. 지난 주 LPGA투어 시즌 개막전에서 뜻밖의 컷 탈락을 당했던 박세리는 일찌감치 이번 대회장으로 와 코스 적응에 열을 올린 덕인지 7언더파 65타로 단독 선두를 기록했다. 개막전에서 공동 4위로 기분 좋게 시즌을 열었던 박지은(24ㆍ나이키골프)은 5언더파 67타로 공동 3위에 올라 한국 돌풍이 계속될 것임을 암시했다. 박세리에 이어 캐리 웹(호주)이 6언더파 66타로 단독 2위를 달렸고 PGA콜로니얼 대회 준비에 열을 올렸던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박지은과 함께 공동 3위를 기록하는 등 여자 골프계 톱 랭커들이 나란히 1, 2, 3위를 달려 치열한 접전을 예고했다. 이날 박세리의 기세는 초반부터 하늘을 찌를 듯했다. 10번홀부터 경기를 시작한 박 선수는 11번홀부터 3홀 연속 버디를 낚았다. 11번홀(파3)에서는 10㎙의 긴 퍼팅을 넣었고 12번홀(파4)에서는 세컨 샷을 핀 1㎙에 바짝 붙이는 정교한 아이언 샷을 자랑했으며 13번홀(파5)에서는 3번 우드 세컨 샷으로 240야드를 날려 2온2퍼트 하는 등 거의 모든 샷이 좋았다. 16번홀(파4)에서 티 샷을 벙커에 빠뜨리는 바람에 3온 2퍼트로 이날 유일한 보기를 하기도 했지만 후반 라운드에서도 상승세는 유지됐다. 후반 첫 홀인 1번홀(파4)에서 3.6㎙ 버디를 성공시켰고 4번홀부터 다시 3홀 연속 버디를 뽑아 낸 것. 후반 3연속 버디는 모두 정확한 아이언 샷을 앞세워 홀 2~3㎙에 볼을 붙인 뒤 잡아냈다. 박세리는 마지막 홀인 9번홀(파4)에서도 5.5㎙의 만만치 않은 버디 퍼팅을 떨궈 2라운드 선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날 박세리의 통계는 페어웨이 안착률 71.4%, 그린 적중률 83.3%, 퍼팅 27개 등으로 각 부문의 샷이 안정됐음을 입증했다. 그러나 지난 개막전에서처럼 벙커에 볼을 떨구면 보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한 차례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박세리는 “지난번 대회 때는 급하게 마련한 드라이버가 손에 익지 않아 애를 먹었다”며 “오늘은 샷과 퍼팅 등 모든 게 잘됐다”고 말했다. 한편 박지은은 1번홀부터 출발한 뒤 평균 27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앞세워 버디 6개에 보기 1개를 기록했다. 지난 2001년 이곳에서 18홀 59타의 대기록을 수립했던 소렌스탐은 올 시즌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날 평균 280야드에 이르는 드라이브샷을 뿜어내 갤러리들을 놀라게 했다. 남자대회 출전에 대비해 비거리 늘리기에 전념한 것으로 알려진 소렌스탐은 퍼팅이 다소 불안해 스코어를 줄이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여전히 `지존`의 면모를 보여 갤러리들의 갈채를 받았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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