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명완 세광 대표이사가 146억원을 들여 티플랙스·영화금속·NI스틸 등 5개 종목의 지분을 5% 이상씩 사들이며 초대형 슈퍼개미로 등극했다. 3% 이상 지분을 확보한 것까지 포함하면 투자금액은 500억원에 달한다.
손 대표는 일부 수익성이 악화된 기업이나 경영자들의 과도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으로 수익성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을 대상으로 3월 열릴 정기 주주총회장에서 소액주주로서의 권리를 적극 행사할 계획이다.
손 대표는 2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일부 기업들의 경우 수익률 하락이나 BW 발행 남용으로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안다”며 “기업 본질적인 가치를 추구할 수 있도록 소액주주의 적극적인 권리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현재 한국경제TV 7.10%, 동원금속 6.55%, NI스틸 5.90%, 티플랙스 5.13%, 영화금속 5% 등 5개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 그가 5개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는 데 들인 돈은 146억원에 달한다.
또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곳 외에도 15개 상장기업의 지분을 3%가량씩 보유하고 있으며 총 투자금액은 약 5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손 대표가 이처럼 거액을 들여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부터다. 이들 기업의 지분을 사들인 이유는 단순하다. 저평가된 기업에 대해 가치투자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최근 일부 기업의 경영진이 기업가치를 훼손하면서 기업의 수익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며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다른 소액주주와 연대해 대표이사 교체 등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일부 기업들의 경우 최대주주와 경영진이 대규모 BW를 발행하면서 소액주주들의 지분 가치를 희석시키고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손 대표는 “일부 기업은 BW를 발행해놓고 고의적으로 주가를 하락시켜 행사가액을 낮게 조정함으로써 시장에서 해당 기업의 물량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특히 대부분의 BW가 최대주주나 경영진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티플랙스의 경우 자본금이 80억원인데 150억원에 달하는 BW를 발행했다”며 “최근 일부 BW 물량에 대해 회사 측이 매입해 소각했지만 기존에 발행한 나머지 물량만으로도 이미 소액투자자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큰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일부 기업들의 차별성 없는 회사전략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경쟁사와의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통해 수익성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인데도 현 경영진이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지 않아 실적이 꺾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티플랙스는 지난해 3·4분기까지 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2%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으며 영화금속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7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2%나 감소했다. 이외에 동원금속이나 NI스틸 등은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지만 주가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는 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손 대표는 “NI스틸·동원금속 등 일부 기업은 실적이 성장을 하는데도 주식시장에서 크게 소외되고 있는 기업들”이라며 “이들 기업에 꾸준히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만 소액주주 의견으로 묵살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추가적인 지분매입이나 소액주주 연대를 통해 적극적으로 실력을 행사할 것”이라며 “추가적으로 지분을 매입해서라도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게을리하는 경영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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