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공습에 따라 중동 지역 원유수급 불안이 확산될 경우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최대 0.08%포인트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이라크 공습의 한국경제 영향과 시사점'에 따르면 이라크 공습에 따른 유가 상승 및 세계 경제 불안이 세월호 충격에서 아직 못 벗어난 한국경제의 회복을 더욱 지연시킬 것으로 우려됐다. 보고서는 미국의 이라크 공습을 △단발적 공습 △국지적 위기 △주변국 위기 확산 등 3단계 시나리오로 나눠 국내 경제에 미칠 경향을 분석했다.
이번 사태가 단발적 공습에 그치면 유가와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3개월 정도 지속되는 국지적 위기가 될 경우 이라크 원유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유가가 3개월간 1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 영향으로 올해 한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치보다 0.03%포인트 하락하고 생활물가는 0.14%포인트 상승하게 된다.
만약 공습이 지난 2008년 이란 호르무즈해협 봉쇄 당시와 같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주변국으로 확산될 경우 유가는 6개월간 30%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한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0.08%포인트 떨어지고 생활물가는 0.42%포인트 오를 것으로 봤다.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세월호 충격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라크 공습에 따른 유가 충격이 더해질 우려가 큰 만큼 원유수급 대책과 경기활성화 대책이 시급하다"며 "통화당국은 선제적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한편 이라크 공습에 따른 세계경기 위축이 현실화할 경우 추가적 금리인하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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