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故 조중훈 한진 명예회장 영전에
입력2002-11-17 00:00:00
수정
2002.11.17 00:00:00
"땅·바다·하늘길 활짝 열어 선직국 디딤돌 놓으시고…"정석 조중훈 회장님!
회장님의 육성이 아직도 생생하기만 한데 이렇게 창졸간에 홀연히 떠나가시다니 이 무슨 황망한 이별이며, 이토록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을 어떻게 달래야 합니까? 인명은 재천이며 인수는 유한하다 하오나 그토록 위풍이 당당하셨던 모습을 이제 다시 볼 수 없다니 비감한 마음 그지없을 따름입니다.
돌이켜보면 회장님은 황무지와 같던 이 강토를 일구어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설 수 있도록 길을 놓으신 선각자이자 경제계의 큰 별이셨습니다.
질곡의 길을 걸어온 우리 국민도 창의와 투지와 개척정신을 통하여 세상에서 우뚝 솟을 수 있다는 것을 깊이 각인시켜 주신 산업화의 산증인이셨습니다.
눈부시게 발전한 우리 산업현장을 이어주는 길목마다 회장님의 땀과 입김이 배어있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회장님은 땅과 바다와 하늘길을 열어 세계의 변방에 있던 우리나라를 크고 넓은 바깥 세상으로 이끄셨으며, 우리 민족이 미래를 바라보는 안목을 넓히고 나아갈 바를 정하는데 크나큰 기여를 하셨습니다.
회장님은 일찍이 물류의 선진화가 기업의 생산성과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임을 깨닫고 운송사업에 평생을 바치셨습니다.
트럭 한 대로 시작한 회장님의 땀과 노력의 결실은 이제 세계무대에 빛나는 종합운송산업으로 현시되었습니다.
저 빙설의 땅 알래스카에서 열대의 적도에 이르기까지 회장님께서 정열로 일구어 놓으신 뭍길과 바다길과 하늘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회장님의 헌신적인 산업보국의 정신은 우리나라의 통상확대에 이바지 함은 물론이요, 세계속에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회장님은 우리나라 기업인으로서 민간 경제외교에 누구보다도 커다란 족적을 남기셨습니다. 길이 닿는 곳이면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달려가 국가의 이익을 위하여 적극적인 외교활동을 펼치셨습니다.
숙원사업으로 추진하던 구소련 영공통과 합의를 눈앞에 두고도 KAL기 격추에 대한 사과를 받기전에는 서명할 수 없다며 마침내 구소련의 사과를 받아낸 후에야 협정을 체결하신 일은 아직도 많은 기업인들사이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한불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프랑스정부와의 원자력 발전사업 협상을 적극 지원한 일이나, 포항제철 건설을 위한 일본 정부와의 차관교섭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일 등도 모두 회장님의 국가경제 발전을 향한 소명의식의 발로였을 것입니다.
회장님!
소탈하면서도 시와 그림을 즐기시던 회장님의 모습을 이제 다시는 뵈올 수 없다니 남아있는 저희들은 말로 형언키 어려운 비통함에 가슴이 저려옵니다.
앞날을 내다보는 회장님의 탁견과 헌신적인 민족애를 다시 볼 수는 없겠지만 회장님의 높으신 뜻은 어렵고 힘든 시기가 닥칠때마다 우리 경제인들에게 더욱 많은 교훈을 줄 것입니다.
이 나라 이 민족을 위해 못다 베푸신 나라사랑의 정신은 이제 후배 기업인들의 몫으로 남았습니다. 부디 이 세상의 근심일랑 다 잊으시고 좋은 세상에서 편히 쉬시옵소서. 경제계의 거목을 떠나 보내는 슬픔을 딛고서 우리 경제인들은 회장님의 경영철학과 기업가정신을 받들어 국가경제를 탄탄한 반석위에 올려놓는 일에 일로매진할 것입니다. 부디 영면하소서.
김각중 전경련회장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