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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더] 빅터 펑 홍콩 리앤펑그룹 회장
입력2002-10-22 00:00:00
수정
2002.10.22 00:00:00
"한국패션 중국에 알리고 싶어""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과의 제휴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빅터 펑(Victor Fungㆍ57) 홍콩 리앤펑(Li&Fung)그룹 회장은 국내 패션산업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리앤펑 그룹은 이탈리아 페라가모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바나나 리퍼블릭, 갭, 베네통, 팀벌랜드 등 유명한 패션브랜드에 지분 참여를 하고 있다.
펑 회장은 "한국 패션산업은 아시아의 중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기회가 된다면 한국 패션상품의 중국 내 유통을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패션제품은 디자인이나 품질면에서 뛰어나지만 아직까지 중국에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낮다"며 "한국 패션기업이 성공적으로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리앤펑과 같이 중국내에 탄탄한 유통망을 갖고있는 기업과의 제휴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펑 회장은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기업이 베이징(北京)이나 상하이(上海)와 같은 지역에 치중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표했다.
그는 "중국에는 화난(華南), 광둥성(廣東省)이 있는 '주강(珠江) 델타'와 화둥(華東), 상하이(上海)에서 장쑤(江蘇), 저강(浙江)에 걸친 '장강(長江) 델타' 그리고 베이징(北京)의 중관춘(中關村)지구 등 3개의 경제 중심지가 있다"며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장강델타와 중관춘지구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덧붙여 "주강델타는 풍부한 노동력과 사회간접자본을 가지고 있어 사업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배후지까지 합하면 5억명의 인구가 밀집한 지역인데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곳이어서 대단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리앤펑 그룹은 국내에서도 무역 사무소를 운영중이지만 아직까지 규모는 크지 않은 수준이고 페라가모와 같은 패션브랜드의 유통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개발, 중국에 소개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리앤펑 그룹은 중국 패밀리비즈니스의 전형을 보여주는 기업이기도 해 눈길을 끈다. 많은 국내 대기업들도 창업주 가족들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데 펑 회장의 기업경영에서 배울 점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
펑 회장은 가족경영에 대해 "결코 아무나 경영에 참여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철저한 검증을 받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펑 회장의 이력을 살펴보면 이 같은 설명을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MIT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에서 교수로 재직했고 푸르덴셜보험, 씨티은행 등에서 임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론과 실제를 두루 겸비했다는 증거다.
펑 회장은 "가족경영의 장점은 사주와 경영층의 목표를 일치시킬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전문경영인 체제의 기업은 사주와 경영진간의 이견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덧붙여 "가족경영이 성공하려면 사주가 결코 군림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경영진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평 회장은 홍콩인이기는 하지만 학창시절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냈고 그곳에서 직장생활까지 했기 때문에 서양의 합리적인 사고방식이 몸에 밴 사람이다.
연 매출 5조원이 넘는 대기업의 회장이면서도 인터뷰 내내 그가 보여준 편안한 모습은 그의 말에 신뢰를 더해 줬다.
■빅터 펑 회장 누구
빅터 펑 회장은 지난 73년 리앤펑 그룹에 입사, 89년 회장자리에 올랐다. 현재 리앤펑 그룹과 푸르덴셜 아시아의 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91년부터 2000년까지 홍콩 무역발전 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직했다. 98년에 '홍콩을 이끄는 인물'에 선정됐으며 95년에는 올해의 기업인으로 뽑혔다.
■리앤펑 그룹 어떤 회사인가
리앤펑 그룹은 시장조사부터 생산자 선정, 제조기술 지원 및 자문, 품질 검사, 포장, 수송까지 유통의 전과정을 관장하는 종합유통회사다.
페라가모 등 리앤펑이 취급하는 브랜드별로 경쟁력을 갖춘 국가를 선정, 현지에 공장이나 지사를 설립하기도 한다.
지난 1906년에 창립했으며, 현재 40 개국에 67개의 사무소를 두고 있다. 패션, 액세서리, 가정용품, 장난감, 가구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며 지난해 매출은 42억달러(5조원)를 기록했다.
임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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