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6은 주문을 담은 수순이다. 흑이 참고도1의 흑1로 끊으면 백2 이하 8로 하변을 지워버릴 예정이다. 그것을 간파한 장쉬는 끊지 않고 실전보의 흑7로 하변을 지켰다. 백26으로 물러선 것은 정수. 참고도2의 백1로 막았다간 흑2로 끊는 묘수가 터진다. 백3에는 흑4 이하 8의 수순이 기다리고 있다. 실전은 2백12수까지 진행되어 계가까지 마치는 것으로 끝났으나 종반의 수순은 무의미하므로 생략한다. 제3국을 이겨 장쉬는 2대1로 앞서게 되었다. 계속해서 두어진 제4국에서는 왕밍완이 흑으로 불계승을 거두었다. 제5국은 장쉬의 흑번 1집반 승리, 제6국은 왕밍완의 흑번 불계승이었다. 제6국까지 흑번필승의 양상을 보였고 제7국에서 승부가 판가름나게 되었다. 제7국에서 새로 돌을 가리니 장쉬의 흑번이었다. 검토실에서는 장쉬가 이 판을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장쉬는 이 결정판을 또 불계로 패했다. 대장정은 실패로 끝났다. “장쉬는 거의 흠잡을 데가 없다. 그가 메이저급 타이틀을 따는 것은 시간문제이다.”(왕밍완) “장쉬는 젊지만 수양이 잘 되어있는 인상이었다.”(관전기자)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큰 경험이었다. 뭔가를 새로 터득한 느낌이다.”(장쉬) 장쉬는 최연소 본인방에 오르지 못하고 최연소 도전자의 기록만 세웠다. 129수 이하 줄임 흑불계승.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