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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김병현, 본즈 대기록의 도우미(?)

배리 본즈(42.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시원한 홈런포로 미국프로야구의 새 역사를 아로 새길 때 결정적인 순간 그를 도왔던 이들은 박찬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김병현(27.콜로라도 로키스)이었다. 비록 한국이 낳은 대표적인 메이저리거인 박찬호와 김병현이 본즈의 홈런 대기록의 희생양이 됐지만 이들은 최선을 다해 정면 승부를 펼쳤고 그들이 못 던졌다기 보다는 '위대한 타자' 본즈가 잘 쳤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측면이 많다. 특히 29일 AT&T 파크에서 본즈에게 통산 715번째 홈런을 허용한 김병현의 경우 전날까지 본즈를 상대로 볼넷 5개를 내줬을 뿐 9타수에 안타를 한 개도 맞지 않았고이날 홈런도 철저히 잡아 당기는 본즈가 이례적으로 바깥쪽 공을 밀어서 홈런을 쳤다는 점에서 '공교롭다'는 표현이 어울릴 듯하다. 김병현은 본즈에게 홈런을 맞은 미국프로야구 역사상 421번째 투수로 기록됐다. 이에 앞서 박찬호는 본즈가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 신기록(73개)을 세울 시절이던 2001년 10월6일 당시 LA 다저스 소속으로 AT&T 파크에서 1회와 3회 각각 우중월, 중월 솔로포를 허용하며 71호, 72호 홈런을 연달아 내줬다. 마크 맥과이어(은퇴)가 1998년 70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1961년 로저 매리스의61홈런 기록을 37년만에 갈아치울 때만 해도 맥과이어의 기록을 당분간 깨기 힘들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당시 박찬호가 71호와 72호 홈런을 잇달아 내준 것은 그만큼 충격적으로 다가왔었다. 유독 홈런과 관련해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명장면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박찬호는 2001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그해 은퇴를 선언한 '철인' 칼 립켄 주니어(전 볼티모어)에게 '고별 홈런'을 내주기도 했다. 김병현 역시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을 때 뉴욕양키스와 4,5차전에서 티노 마르티네스, 데릭 지터, 스캇 브로셔스 등에게 연속으로동점, 역전 홈런을 얻어 맞아 메이저리그 팬들의 뇌리에 깊게 각인된 바 있다. 그러나 안 좋은 기억만 있던 건 아니다. 김병현은 2002년 공 9개로 세 타자를연속 삼진으로 잡아 역대 내셔널리그 23번째 진기록을 세우며 기록집의 한 페이지를장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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