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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현금' 효율성 위해 적극투자



포스코는 지난 7월16일 서호주 철광석 프로젝트 개발에 참여하기 위해 호주의 AMCI에 2,0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지난 3월 성진지오텍 주식 40%를 1,600억원에 인수한 뒤 올 들어 벌써 두 번째로 다른 기업에 출자를 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포스코의 타법인 투자액은 벌써 3,600억원으로 지난해(600억원)보다 6배나 늘어났다.

올 하반기들어 상장사들이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계열사를 포함한 다른 회사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경기 회복과 이에 따른 현금 흐름 개선의 산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 동안 경기 침체로 인해 투자를 미뤄왔던 기업들이 사상 최고의 실적과 글로벌 금융위기의 완화를 본격 투자의 계기로 삼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유동성 너무 풍부” 기업들 현금해소 나서= 계열사 투자 확대의 요인으로 우선 지적되는 게 최근 급격히 개선된 현금 흐름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상장사의 현금성 자산은 총 96조9,782억원으로 전년보다 19.5%가 증가했다. 그만큼 기업들의 보유 현금이 풍부해졌다는 의미다. 특히 기업들이 올 2ㆍ4분기 사상 최대의 수익을 올린 점을 감안하면 기업들의 현금 보유량은 더욱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ㆍ4분기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6.5%나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 같은 보유 현금 증가는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움츠러들었던 기업들의 유동성 정책에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나치게 많은 현금은 자금의 효율성을 떨어뜨려 오히려 기업 성장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회사채 상환을 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이러한 변화의 한 예로 지적된다.

일부에서는 최근 정부의 투자 독려가 기업들의 계열사 투자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들이 주체 못할 수준의 현금을 확보하면서 이를 어떻게 적절하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한 경영전략요인으로 떠오른 것으로 보인다”며 “저금리 등으로 마땅히 돈 굴릴데가 없는 상황에서 계열사 등에 투자함으로써 자금의 효율성도 높이고 투자부진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누그러뜨려보자는 뜻이 담겨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년간의 투자 공백도 영향… 일부선 “지나친 낙관 일러” 지적도= 지난 2008년 이후 금융위기로 미뤄뒀던 투자가 재개된 점도 최근 기업들의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장사들의 설비투자는 약 66조원으로 전년에 비해 10%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투자를 주저해 왔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내수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정보기술(IT)과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출까지 증가세를 보이면서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인식이 기업 전반으로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타법인에 대한 출자 증가는 영업이익이 늘어나고 시장에 대한 전망이 호전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실제로 경기가 4ㆍ4분기 경기도 3ㆍ4분기에는 못 미치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나은 실적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지난달 발표된 녹색성장위원회의 ‘녹색성장 활성화 방안’ 등 정부의 투자 확대 요구 등도 기업들이 계열사 등의 지원에 더욱 힘을 싣게 된 요인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투자 확대가 대세를 형성할 지에 대해 여전히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 이어 일본까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어서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증권가를 중심으로 국내 경기가 3ㆍ4분기 이후 내리막을 걸을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한 상황이어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투자가 신성장 동력 등 일부 분야에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아직 본격 투자를 거론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라며 “글로벌 경기 흐름이 파악되는 3ㆍ4분기 이후나 돼야 가닥이 잡힐 수 있을 것”이라며 신중론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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