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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나치게 비관적인 입장을 취했습니다(We have been too pessimistic)."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공세가 다시 강화되는 가운데 외국계 증권사가 빗나간 전망을 시인하면서 반성문에 가까운 분석보고서를 발표했다. JP모건은 15일 LG화학의 목표주가를 12만5,000원에서 18만9,000원으로 무려 50% 이상 높였다. LG화학이 지난 13일 시장의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은 3∙4분기 실적을 공개하자 터무니없이 '부정적'이었던 입장을 뒤늦게나마 수정한 것이다. 외국계 증권사가 이처럼 자기반성이나 다름없는 보고서를 낸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올해 초부터 우리는 (LG화학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비관적이었다"며 "새로운 생산시설 투자가 영업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으나 다각화된 화학사업이 예상보다 훨씬 탄력적인 회복세를 나타냈다"고 수정 배경을 설명했다. JP모건은 이어 "내년에도 LG화학은 양호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록 LG화학의 이날 현재 주가는 20만7,000원으로 JP모건의 수정된 목표주가보다 훨씬 높지만 외국계 증권사가 부정적인 시각을 긍정적으로 바꾼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들은 JP모건의 입장 수정에 대해 "한국 기업의 특수성을 외국계 증권사들이 지나치게 가볍게 여긴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 화학업체들의 경우 올해 높은 환율과 중국특수, 2차전지를 비롯한 경쟁력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등 각종 호재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화학경기 침체에 가려져 지나칠 정도로 평가절하됐다. 신은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들어 외국계 증권사들이 LG화학 등 국내 화학업체들을 긍정적으로 보기 시작했다"며 "한국 기업의 특수한 상황을 외면한 탓에 결국 국내 증권사들보다 10개월이나 늦게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게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외국인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실적호전 등을 이유로 5,33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다시 바이 코리아의 강도를 높였다. 특히 외국인들은 9월부터 국내 대형주들의 실적둔화 우려를 이유로 공매도에 나선 상황이라 앞으로 '깜짝실적'이 좀 더 이어질 경우 매수세가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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