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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감상하는 '도심 속 허파'

'더 파크' 展 내달 19일까지<br>

이갑철의 '몽촌토성 이미지'

에두아르 마네의 ‘풀밭위의 식사’(1863)는 파리 근대화의 모습을 비추는 삶의 단상이다. 주말이면 짜여진 시간표에 따라 도시공원으로 나가 여가를 즐기는 파리 시민들의 변화된 도회지적 삶을 스케치한 것이다. 에드가 드가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들이 산업화의 코드로 등장한 도심공원을 주목해왔다. 서울올림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더 파크’(THE PARK)전 역시 도심공원을 통해서 나타나는 우리 시대 현대성의 모습을 살핀 전시로 관심을 모은다. 국내 많은 작가들이 공원을 배경으로 작업해 왔지만, 한 장소에서 대대적으로 보여지기는 이례적인 일. 배병우, 김광수, 이갑철 등 14명의 사진가들 작품 70여 점이 선보인다. 도심 한 가운데 자리한 거대한 공원을 통해서 우리시대 삶의 스펙트럼이 무엇인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곳 자연과 인공이 결합된 낙원에서 무엇을 희망하고 또 꿈꾸고 있는지를 조망하는 전시다. 작가들은 올림픽공원이 수용하고 있는 5가지 역사, 문화, 환경, 예술, 체육 중 하나를 선택하여 이곳이 우리 시대 어떤 사회적 문화적 삶의 정황들을 노출하는지 등을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우선 배병우씨는 공원의 역사적 풍광에 주목한다. 몽촌토성의 아름다운 능선과 숲의 선들을 바라본다. 자연적 형태미와 인공적 형태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를 부드럽고 풍부한 흑백의 톤으로 말한다. 김광수는 공원이 갖는 자연풍광에 주목한다. 여느 도심 공원에서 찾아볼 수 없는 너른 지평선의 모습을 이곳에서 찾아 특유의 하늘, 구름, 능선을 구별한다. 이갑철은 공원길에서 만난 사람에 초점을 맞췄다. 능선을 오르내리는 작디 작은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서, 그리고 왜소하고 지친 그들의 뒷모습을 통해서 현대를 살아가는 도시인들의 슬픈 자화상을 느낄 수 있다. 이득영은 공원의 또 다른 목적인 체육에 주목했다. 거대한 실내공간이 연출하는 빛, 사람, 장식의 인공성과 그것들의 조직적이고 집단적인 유형적 형태미를 바라본다. 이지연은 과거와 현재가, 자연과 인공이 중첩되는 공원주변에 렌즈를 맞췄다. 공원외곽에 포진한 고밀도 아파트 단지가 몽촌토성이라는 옛날 유적지와 어떻게 만나 앙상블을 이루고 있는지를 만날 수 있다. 전시는 2월19일까지 계속된다. (02)410-1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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