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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잠재력 살리자
입력2003-04-27 00:00:00
수정
2003.04.27 00:00:00
정보통신부의 출범과 함께 정보통신의 날이 제정된 지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1994년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21세기 정보사회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정보통신산업을 국가발전 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과학기술처, 공보처 및 상공자원부의 정보통신 관련기능을 흡수 통합하여 정보통신부로 개편하고 체신의 날을 정보통신의 날로 바꾸었다. 그 후 우리나라 정보통신 산업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면서 대내외적으로 인정받는 정보통신 선진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러나 최근 SK텔레콤 등의 정보통신 관련 회사의 주가 하락으로 적지 않은 투자가들이 정보통신 업체를 보는 관점을 바꾸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정보통신 특히 통신산업은 가스나 전력과 같은 유틸리티 산업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IT(정보기술) 인프라를 대변하는 초고속 인터넷과 이동통신의 가입자 증가 추세가 답보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매출성장세 역시 점차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투자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통신서비스 주식은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정보통신업체의 성장이 지금 상태에서 머물거나 둔화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그것은 정보통신산업이 지니고 있는 무궁무진한 사업발굴 가능성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정보통신산업의 잠재력은 이동전화 단말기의 결제시장 진입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급팽창한 신용카드산업에 도전장을 내고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지만, 이동전화 결제사업이 성공할 경우 통신 사업자가 거두어들이는 수수료 수입만 하더라도 연간 2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이동전화 단말기 교체수요 등을 감안하면 시장규모는 그 몇 배로 불어나게 된다. 앞으로 결제시장을 놓고 카드사와 통신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정부가 기존 사업자인 카드사를 보호하는 입장을 고수한다면 새로운 시장 진입자의 수익은 미미한 수준에 그칠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사업이 갖은 의미는 매우 크다. 새롭게 등장하는 테크놀로지가 기존 산업의 경계를 무너뜨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머지 않은 미래에 산업간의 장벽은 무너질 것이라는 조짐을 보여주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물론 신산업은 전통적인 산업을 바탕으로 이뤄진다는 진리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 2차 산업은 1차 산업의 기반 위에서 이뤄졌으며 3차 산업(서비스산업)이란 것도 결국은 1,2차 산업의 토대 위에서 가능한 일이다. 사회의 진화과정 역시 산업의 성장과 흡사하다. 사회의 정보화는 공업화가 일정한 수준에 도달했거나 공업화가 완료된 사회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정보 사회는 공업 사회의 다음 단계로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정보 사회는 미국의 사회학자 D.리스먼의 표현대로 탈공업 사회(脫工業社會)라고 불리기도 한다.
정보통신산업이 아무리 발달해도 피자를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에서 바로 재화의 소비가 가능한 품목들도 적지 않다. 음악과 영상의 다운로드와 e러닝이 그것이다. 디지털화된 제품들, 소위 지식산업의 영역에 속하는 제품군, 생산양식이 아닌 정보양식이라고 하는 범주에 속하는 제품에 한해서는 그렇다. 디지털화된 제품을 사이버 공간에서 바로 구입하고 가격을 지불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틀어 우리는 디지털 이코노미라 부른다. 이러한 디지털 콘덴츠는 정보통신 관련 인프라가 정비 확산되면서 그 다양성과 시장 잠재력을 더욱 키워나가게 될 것이다.
어쩌면 정보통신산업 특히 정보산업이란 단어 속에 기존 산업의 정보화까지 포함시켜 논의하는 것이 현재이다. 한때 디지털 거품론 대두로 오프라인, 아날로그 산업, 굴뚝산업으로 다시 투자자들이 회귀하는 현상을 보였던 것도 이러한 산업의 정보화 영역에 새롭게 주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통신산업의 원래의 의미로 인식되었던 정보의 산업화에서 실패한 자본들이 산업의 정보화로 집중되었던 것이다. 결국 기존 산업기반을 바탕으로 정보의 산업화가 형성되지만 메가트랜드라는 총체적인 흐름이 어디로 흐르고 있는가를 놓쳐서는 안된다. 우리는 나무를 바라보느라 숲을 바라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지는 않는가.
<오태헌 경희사이버대 교수ㆍ경제학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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