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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발상의 마케팅

`불황기일수록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라` `모두가 최악이라고 여길 때가 가장 좋은 기회이다`는 말이 있다. 최근 장기간의 경기침체에 의해 소비가 위축되면서 각 기업체마다 위기를 극복하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중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상식을 깨뜨리는 발상의 전환을 마케팅 기법으로 이용한 `역발상 마케팅`이다. 예컨대 `화장품은 바르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먹는 화장품`, 이용자의 허리 보호를 위해서 냉장고의 상냉동ㆍ하냉장을 바꾸어 놓은 제품, 그리고 휴대폰의 플립이 위로 펼쳐지는 제품들이 바로 평범한 생각과 고정관념을 거부하고 재미있는 역발상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좋은 예이다. 또한 한여름에 스키용품ㆍ모피ㆍ무스탕 등의 겨울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나 미국의 질레트사가 지난 98년 세계 최초로 3날 면도기인 `MACH3`를 타제품보다 50% 비싸게 출시해 6개월 만에 시장점유율 70.7%를 차지한 `고가격 고품질`의 정책 역시 `역발상 마케팅`의 좋은 본보기라 할 것이다. 음료시장의 경우에도 이러한 `역발상 마케팅`은 매우 효과적인 경영전략으로 적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4~8월까지가 최고의 성수기인 여름시장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성수기 직전인 3월부터 5월까지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광고를 집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자사의 `아침햇살`과 `초록매실` 등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탈피하며 발상의 전환을 시도, 비수기 때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효과적 제품 런칭과 브랜드 인지도의 극대화를 이루고 히트상품으로 자리잡았다. 또 커피나 콜라ㆍ주스 등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음료는 외국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사례도 `역발상 마케팅`의 한 예라 할 수 있다. 즉 서양인들이 평소 즐겨 마시던 소재를 그들이 발명한 용기에 담아 상품화한 음료가 처음 수입되면서부터 우리나라의 음료산업이 시작됐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음료는 외국 것`이라는 인식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이러한 고정관념을 탈피, 예부터 우리 선조들이 먹던 쌀ㆍ보리ㆍ매실 등의 소재를 서양과학문명의 이기인 용기에 담아 잃어버린 우리의 입맛을 찾아준 사례는 `음료는 외국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역발상 마케팅`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86년 몰락상태의 아사히맥주를 10년 만에 일본 최고의 우량기업으로 성장시킨 히구치 사장은 “전례가 없으므로 하겠다”는 말로써 당시 음료업계에 팽배해 있던 `맛을 변화시키면 실패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수퍼드라이`를 출시함으로써 아사히맥주를 일본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아무리 경기침체의 시기라도 조그마한 생각의 전환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 생각을 바꾸면 답이 있다. `역발상 마케팅`이 경기침체 극복의 시작점이다. <웅진식품 조운호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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