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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1년-금융] 얼마나 살아남았나
입력1998-11-15 00:00:00
수정
1998.11.15 00:00:00
시련과 격변의 시기였다.국제통화기금(IMF)체제 1년을 살아온 직장인들에게 지난 1년은 잔인한 세월이었다.
노동부의 고용보험통계에 따르면 작년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직장을 그만 둔 사람을 의미하는 고용보험 자격상실자수는 190만3,626명. 이중 금융·보험업에 종사했던 사람은 9만1,809명. 현재 일하고 있는 39만5,825명의 23%가 넘는 숫자다.
특히 종합금융회사의 경우 회사도 인원도 절반이 넘게 줄었다. 조건부 승인 7개 은행과 서울·제일은행 등은 작년말보다 평균 32%이상씩 인원이 줄었다.
종금과 은행 등이 구조조정을 통해 짧은 기간에 큰 폭의 변화를 겪었다면 덩치가 작은 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 등은 꾸준히 퇴출되고 정리되면서 상대적으로 소폭의 변화가 있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금융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구조조정의 첨병으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금융권 뿐 아니라 모든 산업을 통들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종금사다. 3,134명중 50%가 넘는 1,580명이 나가고 1,554명이 남았다. 화려하고 선망받던 자리에서 한순간에 밀려났다.
고용안정을 최고의 강점으로 인정받고 안정적 직장인으로 손꼽히던 은행원들도 날벼락을 맞았다. 구름끼고 비가 오면 벼락은 치지만 그 벼락이 자신들에게 떨어질 줄은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다.
작년 11월말에 10만6,959명였던 시중 은행원들이 9월말 현재 2만119명이 적은 8만6,840명으로 줄어들었다. 여기에 10월말에 조흥은행 2,200여명 등 9개은행이 추가로 9,000명이상을 명예퇴직시킨 것을 감안하면 모두 3만명이 넘는 은행원이 일할 자리를 잃었다.
다른 금융기관에서도 비바람이 불고 천둥이 쳤다. 인원감축과 구조조정의 예외가 될 수 없었다.
리스사는 2,172명에서 1,627명으로 25.1%가 줄었다. 2만7,000여명이던 증권사 직원도 2만3,000명으로 줄고 투신사도 443명이 줄어 3,535명이 됐다. 상호신용금고는 9,904명에서 8,878명으로 1026명(11%)이 줄었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각각 2만316명에서 1만9,931명, 3만122명에서 2만9,955명으로 줄어 상대적으로 감원폭이 적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부실 증가와 경영악화로 인가취소를 받는 곳이 늘어나고 있어 은행과는 다르게 인원감축이 꾸준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퇴직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에 따르는 또 다른 변화는 대규모 인사이동. 큰 폭의 인원을 감축했던 조흥은행은 70%가 넘는 자리의 주인을 바꿨다. 470명의 부서장 중 334명이 자리를 옮겼다. 240개 지점과 94개 출장소의 책임자가 바뀌었다. 5개 퇴출은행의 인수은행은 물론이고 매각을 준비중인 서울·제일은행 등 은행권에 인사태풍이 불고 있다.
인원감축과 구조조정이라는 시련의 과정에서 은행 총파업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할 뻔 했던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다.
지난 9월29일새벽 7개 조건부 은행과 서울·제일 등 9개 은행의 인원감축 협상이 결렬돼 금융노련은 총파업을 선언했다. 다행히 새벽부터 각 은행별로 이뤄진 협상의 타결로 총파업은 모면했지만 하마터면 경제의 혈맥인 금융이 중단될뻔 했던 순간였다. 【우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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