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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이 힘이다] (17) 정전기 방전

피부 건조 할수록 높고 전자부품 고장도 발생


어느 건조한 날 자동차 문을 열거나 금속 문 손잡이를 잡으면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손끝이 따가운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심한 경우에는 손가락 끝이 새카맣게 탄 사람도 있다. 이런 현상을 ‘정전기 방전’이라고 한다. 정전기는 한 곳에 고여 있는 물과 같아서 어딘가에 틈이 생기면 빠져 나가려 한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처럼 전기도 높은 전기에너지를 갖는 높은 전위의 물체에서 낮은 전위의 물체로 이동하려는 성질을 갖고 있다. 플라스틱 책받침을 옷에 문지른 후 종이조각에 가까이 대면 종이 조각이 책받침에 달라붙는 현상이 생긴다. 머리에 대면 머리카락들도 일어선다. 책받침이 옷에 문질러지면서 음전기를 띄게 되는 데 이 음전기와 머리카락의 양전기가 만나 서로 달라붙는 것이다. 음의 전기를 띄었다 함은 전자가 어느 한쪽으로 이동하였다는 말이다. 어떤 물체가 가진 전자의 일부를 다른 물체에 빼앗기게 되면 그 물체는 양의 전기를 띠게 된다. 반대로 전자를 얻은 반대편은 음전기를 띤다. 신발을 신은 사람이 합성섬유 카페 위를 걷는다고 하자. 그러면 신발바닥과 카펫 사이에 마찰이 있게 되고 전자는 어느 한 쪽으로 이동한다. 예를 들어서 카펫에서 신발 바닥으로 전자가 옮겨 갔다고 치자. 그러면 신발 바닥은 음전기를 띤다. 이 음전기는 신발 안쪽에 놓인 밑창이 양전기를 띠게 만든다. 따라서 신발 밑창 위에 놓인 사람의 발에는 음전기가 유도된다. 사람의 몸은 전류가 잘 흐르는 물과 여러 물질로 구성돼 있어 발 부분의 음전기는 몸 전체에 골고루 퍼져 분포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람 몸에 유기되는 정전기는 피부가 건조한 사람일수록 높아진다. 실험에 의하면 인체의 정전기는 35㎸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반도체 부품을 만드는 곳에 하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많다. 이 옷은 먼지를 나지 않게 하지도 하지만 미소전류에도 반응하는 전자부품을 보호하기 위해 정전기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값비싼 측정장비를 쓰는 사람들이 손목에 띠를 감고 일하는 것도 정전기로부터 장비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정전기를 띤 사람이 열쇠나 드라이버 같은 뾰족한 기구를 들고 전기제품에 다가가면 사람 몸에 있던 정전기가 방전을 일으킨다. 순간적으로 전류가 흐르게 되는 것이다. 방전될 때의 전기가 전자부품에 흐르면 부품이 고장나거나 특성이 나빠지기도 한다. 바로 정전기방전에 의한 전자파장해다. 이것을 막기 위해 정전기방전 내성시험은 반드시 거쳐야 할 항목이다. 정전기방전을 비롯한 전자기 적합성 연구가 중요한 이유다. 후원:한국표준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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