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형 메모리칩의 스펙이 좋아지면서 외장형 메모리 칩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많은데 기능성 메모리 칩으로 새로운 시장을 준비하겠습니다"
김태섭(50ㆍ사진) 바른전자 회장은 3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외장 메모리칩에 금융결제 기능, 교통카드 기능 등 여러 가지 기능을 접목시킨 제품으로 미래 외장형 메모리칩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강조했다.
바른전자는 올 하반기부터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유심칩에 접목시켜 금융결제기능을 탑재한 온유심(OnUsim)칩 초도 생산에 들어갔다.
김 회장은 "온유심칩을 활용하면 휴대폰만 가지고도 금융결제를 손쉽게 할 수 있다"며 "이미 개발이 완료돼 제품이 만들어졌고 국내 이동통신 3사와 해외 이동통신사에서 이 기술을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 30만개를 생산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300만개까지 늘려 60억원가량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회장은 "온유심칩이 일상화되려면 전국의 신용카드 단말기가 교체돼야 하기 때문에 아직 활용도가 높지 않지만 신규 수요가 발생하면서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른전자는 기존 USB를 PC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도 바로 연결할 수 있는 OTG(On The Go)제품을 출시해 관련 매출도 늘고 있다. 김 회장은 "USB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데 새로운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USB 사용을 늘릴 수 있다"며 "올 하반기 OTG 관련 매출이 USB 물량의 10% 이상이고 내년부터는 20~30%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전자는 지난 8월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등 대기업들만 만들 수 있었던 임베디드멀티미디어카드(eMMC)도 개발해 해외 업체를 대상으로 판매를 시도하고 있다. eMMC는 스마트폰ㆍ태블릿PC 등에 내장된 형태의 저장용 메모리칩이다.
김 회장은 "eMMC의 경우 전자기기 자체에 내장돼 있어 고장 나면 수리하기 어려워 제품에 대한 높은 신뢰성이 필요하다"며 "현재 글로벌 10개 업체에 샘플을 보내 공급 계약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이 생산하는 eMMC와 가격경쟁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기업들은 대규모로만 판매해 소량을 공급받기 원하는 업체 등 틈새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른전자가 이처럼 신제품을 꾸준히 생산할 수 있는 비결은 대기업의 수주를 받아 임가공만 하는 경쟁업체와 달리 자체적인 개발 역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경쟁업체들은 대기업의 임가공만 하는 기술 수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반도체 업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달라질 수 있지만 바른전자는 신제품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꾸준히 일정 수준의 매출을 유지할 수 있다"며 "제품을 개발해 거꾸로 삼성전자 등에 신제품을 제안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바른전자의 매출액은 2011년부터 2,0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지난 2년간 시스템 반도체 개발을 위해 150억원을 들여 '멤스'라는 기술을 이전 받는 과정에서 대규모 순손실이 나기도 했다. 시장 규모가 작아 포기한 데 따른 대손충당금이 늘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올해 멤스 연구개발비를 다 대손처리했기 때문에 올해 영업이익은 1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신제품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올해보다 1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른전자는 올해부터 동남아ㆍ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수출 실적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회장은 "미국ㆍ유럽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4%에서 올해 약 5% 수준으로 확대되고 국내 역시 30%에서 35%로 확장될 것"이라며 "동남아시아 시장은 2% 수준에서 약 10%대로 껑충 뛸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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