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최고 8%포인트에 달하는 가산금리를 가계대출에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의 세 배에 가까운 가산금리를 책정한 것으로 은행들이 금융소비자 유인의 미끼로 내세우는 최저금리의 비밀이 벗겨진 셈이다.
전국은행연합회는 20일 금융소비자의 알 권리 강화 차원에서 대출금리 비교공시시스템을 개편해 가계 및 중소기업의 신용등급별 대출금리를 공시했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앞으로 매달 20일 정기적으로 공시한다.
소비자 관심이 가장 큰 개인신용대출의 경우 평균 가산금리가 3.8%포인트로 집계됐지만 외국계 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가산금리 수준이 높았다. SC은행은 평균 가산금리가 8.26%포인트에 달했는데 이는 가산금리가 가장 낮은 농협(2.39%포인트)에 비해 세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씨티은행의 가산금리도 4.76%포인트로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SC은행 관계자는 "개인신용대출이 주로 중ㆍ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이뤄져 있어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연 20%대 금리가 적용되는 2금융권 수요를 흡수해 상대적으로 낮은 10%대 금리로 대출을 해줬다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는 대체적으로 1%포인트 안팎에 형성됐다. 주택금융공사가 취급하는 적격대출이 포함돼 신용대출보다 가산금리 적용폭이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중소기업 신용대출의 가산금리는 SC은행(1.79%포인트)를 제외한 전 은행이 2%포인트대에 형성됐다. 지방은행의 가산금리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았는데 지방은행의 경우 중소기업 의무대출비율이 시중은행보다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대출금리 비교공시 개편을 통해 금융소비자들의 은행 선택권이 강화되고 이자 부담이 일정 부분 경감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최종 대출금리는 신용등급뿐 아니라 담보조건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개별 상담을 통해 대출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