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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사태 장기화·「비자금」 여파/경기 「쌍바닥<W형사이클>」우려

◎투자심리 위축,회복력 약화/부실대기업 처리 급선무기아사태의 장기화와 정치권의 비자금 폭로 공방전으로 경제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이미 저점을 찍은 국내 경기가 회복 추진력을 얻지 못한 채 다시 제2의 저점으로 내려앉는 이중바닥(W자형) 사이클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9일 국내 경기가 3·4분기중 바닥(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이나 4·4분기중 성장률이 3·4분기의 6·9%보다 오히려 낮은 6·4%에 그칠 것으로 전망, 외생변수에 따라 국내 경기가 다시 꺼질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국내 경기동향과 관련, 지금까지는 정상적인 순환사이클인 V자형보다 침체가 장기화하는 L자형 사이클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자주 제기된 반면 경기의 회복 추진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외생변수의 충격 때문에 경기가 다시 주저앉아 바닥을 치는 W자형 사이클이 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은 처음이다. KDI는 이같은 W자형 쌍바닥 경기침체를 막기위해 무엇보다 기아를 비롯한 부실대기업 처리를 이른 시일 내에 완료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부실대기업 처리가 지연될 경우 금융불안이 장기화되고 이는 다시 통화공급 확대와 환율절하로 이어져 물가불안과 경기회복 지연의 악순환에 빠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전문가 중 일부는 최근 대선정국을 강타한 비자금 폭로전 공방도 국내 경기를 W자형 쌍바닥 형태로 치닫게 만드는 외생변수가 될 공산이 커졌다고 우려한다. 비자금 폭로전이 계속돼 사정당국의 수사가 개시되면 정경유착의 해묵은 관행으로 미뤄 상당수 재벌그룹이 연루되면서 기업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거나 투자집행을 대선 이후로 연기하는 사례가 속출, 경기회복의 추진력을 더욱 약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KDI는 현재 국내 경제상황은 체감경기와 지표경기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으나 일단 3·4분기중 바닥을 찍고 회복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또 무역수지가 흑자기조로 전환돼 경상수지적자 규모도 눈에 띄게 줄어들며 물가도 4%대의 안정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지표상으로는 성장, 물가, 국제수지라는 거시경제의 세마리 토끼를 다 잡는 형국이라는 분석이다.<최창환 기자> 그러나 지표경기가 이처럼 호조를 보이는데도 대기업의 연쇄부도가 이어지는 등 기업들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같은 체감경기의 악화는 근본적으로 기업들의 채산성이 사상 유례없이 하락, 대다수 기업들이 헛장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말 현재 수출단가는 전년동기에 비해 15.4% 하락했다. 지난해 1백원에 수출하던 물건을 올해는 85원에 수출했다는 의미다. 지난 한해동안 수출단가가 95년에 비해 13.4%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2년새 30% 가까운 단가하락으로 사실상 「몽땅떨이」식 수출에 매달리는 셈이다. 때문에 수익성은 악화됐는데도 물량기준으로 따지는 성장률은 올라가고 저가 밀어내기 수출로 무역수지는 개선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기아자동차의 30% 할인판매의 예에서 보듯 내수시장도 마찬가지다. 반면 원자재값은 변동이 거의 없고 임금은 여전히 소폭이나마 오르고 있다. 물건을 만들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원자재값과 임금 등 총비용은 계속 증가해 기업들은 줘야 할 돈은 많고 받을 돈은 적은 「돈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이같이 현금흐름이 악화된 상황에서 연초 이후 계속된 재벌그룹 부도사태로 금융시스템 불안에 따른 자금경색까지 겹쳐 기업들이 극도의 자금난과 부도위기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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