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치플레이는 '지면 끝장'인 1대1 맞대결이다. 세계랭킹 상위 64명도 첫날부터 살아남은 자와 짐을 싼 자로 반분되는 생존규칙 아래 희비가 엇갈렸다. 최경주(37ㆍ나이키골프)와 타이거 우즈(미국)는 32강이 겨루는 2회전에 진출하며 활짝 웃은 반면 양용은(35ㆍ테일러메이드)과 어니 엘스(남아공) 등은 첫판부터 탈락의 쓴맛을 봤다. 세계랭킹 24위 최경주는 2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갤러리골프장(파72ㆍ7,351야드)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츄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 1회전에서 카를 페테르손(스웨덴)을 2홀차로 물리쳤다. 이 대회에 5년 연속 나온 최경주가 32강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03년 첫 출전 때에 이어 두번째. 하지만 처음으로 16강 진출을 노리는 최경주의 2회전 상대가 유럽의 강호 헨릭 스텐손(세계랭킹 8위ㆍ스웨덴)이라는 점이 부담스럽다. 스텐손은 지난달 유럽투어 두바이데저트클래식에서 우즈를 꺾고 우승했던 장본인이다. 8강에 진출하면 우즈와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세계 47위 페테르손을 맞아 최경주는 9번홀까지 2홀차로 뒤지기도 했으나 후반 들어 페테르손을 압박하며 17번홀에서 경기를 마무리,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반면 PGA투어에 첫발을 내디딘 양용은은 로드 팸플링(호주)에게 5홀차로 완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8연승에 도전하는 우즈는 최하위 시드 JJ 헨리(미국)를 3홀차로 제압하며 첫 관문을 가볍게 통과했다. 올해부터 바뀐 대회장에 일찍 도착해 코스 적응에 들어갔던 우즈는 몇 차례 페어웨이를 벗어난 사막지대에서도 무난히 '탈출 샷'을 선보이며 대회 세번째 우승 전망을 밝혔다. 우즈의 2회전 상대는 팀 클라크(33위ㆍ남아공)다. 짐 퓨릭(2위)과 필 미켈슨(3위), 레티프 구센(6위), 비제이 싱(7위) 등 상위랭커들도 대부분 1회전을 통과했다. 루크 도널드(9위), 파드리그 해링턴(10위), 디펜딩챔피언 죠프 오길비(11위), 세르히오 가르시아(12위)도 2회전에 안착했다. 그러나 엘스(5위)는 62위 브래들리 드리지에 4홀차로 대패하고 애덤 스콧(4위)도 63위 숀 미킬에 연장패해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한편 이 대회는 1회전 탈락자들에게도 3만여달러씩을 주고 챔피언에게는 140만달러를 수여한다. 미켈슨은 대회 개막 전날부터 우즈의 전 코치인 부치 하먼으로부터 드라이버 샷 교정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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