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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사면초가에 몰린 구조조정

한국 경제의 효율적인 구조조정이 과연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까.미국 굴지의 웰스파고은행 수석경제학자 겸 수석부사장인 손성원(54) 박사는 그렇게 보지않고 있다. 孫박사는 23일 뉴욕 미 한국상공회의소(KOCHAM)에서 있은 강연에서 『한국이 예상을 넘는 빠른 경제회복으로 근본적인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孫박사의 주장은 빠른 경제회복이 기업의 근본적인 구조조정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가 살아남에 따라 구조조정 무용론이 제기되고 이런 분위기는 결과적으로 경제의 곪은 부위를 수술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릴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지난 21일에는 더 지독한 비판이 있었다. 일본 아오야마(靑山)대학 경제학부 후쿠가와 유키코(深川由紀子) 교수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특별 세미나에 참석, 『한국 정부가 주도한 이번 빅딜은 재벌 회장들로 하여금 자신의 잘못된 판단에 대해 책임을 지지않도록 만들었고 전문 경영인과 외국 투자가들에게는 한국에서의 대규모 사업이 (한국)정부로부터 독립해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고 꼬집었다. 내용은 다르지만 국내에서도 강도높은 비판이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구조조정 당사자인 모 그룹의 한 인사는 『정부가 시켜서 하는 것이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구조조정이 무슨 의미가 있는 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ILMF사태, 구조조정의 여파로 몇몇 재벌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이 대부분 무너진 상태에서 자금은 신용상태가 견실한 재벌에만 몰리고 있고 결과적으로 기업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며 『가능한 많은 기업을 일으켜 경제 민주화를 이룩하자는 구조조정 본래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허리띠를 졸라매며 멋진 구조조정을 기대했던 국민들 역시 실망하기는 마찬가지다. 올들어 30대 그룹의 출자총액은 무려 10조원 이상이 늘어 재벌을 규제해야 한다던 국민들의 여론만 이상한 꼴이 됐다. 심지어 재벌에 대한 경제력 집중이 더해졌으면 더해졌지 옛날보다 나아진 것은 없다는 불만이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웃 나라 중국을 주의깊게 살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최근 경제가 주춤하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미래의 경제 초강대국이다. 러시아의 경제개혁 실패를 거울삼아 착실하게 힘을 키워나가고 있다. 중국 경제 성공의 요인은 개혁이다. 작고한 덩샤오핑의 주도아래 뚜렷한 방향을 정해놓고 천천히 진행시켜온 정치를 중심으로 한 개혁이 이제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며 과거 우리 경제의 성공을 그대로 실현해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보는 경제 전문가는 세계 어느 곳에도 없을 정도다. 지금 한국경제가 필요한 것은 구시대의 낡은 경제논리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아니라면 다른 사람이라도 미래를 제시할 명확한 경제논리를 내놓는 것이다. AAC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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