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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전환 회피용 '쪼개기 계약' 손본다

이기권 장관 "방치 땐 반기업 정서 확산 우려… 연내 대책 마련"


최근 중소기업중앙회는 여성 인턴사원과 2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기간을 3개월·6개월·2개월·4개월·2개월·4개월·2개월 등 기간을 7차례나 나눴다. 이른바 전국적으로 만연한 쪼개기 계약이다. 기간제 근로자가 2년 이상 일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기간제법'을 피하기 위해 사업주가 근로자와 2~6개월 단위로 여러 차례에 나눠 계약을 맺은 것인데, 전국 사업장에서는 공공연한 비밀로 통할 정도로 만연돼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칼을 빼 들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일 충남 천안에 있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비인간적인 쪼개기 계약은 우리 사회에서 없어져야 하고 이는 고용주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책무"라며 "고용이 불안하면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에게 이익이 안 되는 만큼 연내 발표 예정인 비정규직 종합대책에 쪼개기 계약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을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당사자들이 대부분 첫 입직을 하는 청년들인데 사업주가 부당하게 대우하면 이들이 기업에 반감을 가지는 등 장기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가 생긴다"고 보완책 마련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규직 전환 회피용으로 악용되는 쪼개기 계약을 더 이상 방치할 경우 젊은 층의 반기업 정서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쪼개기 계약을 막을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제한이 없는 반복 갱신 계약횟수를 선진국처럼 3회 이상은 할 수 없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지만, 노조측의 반발이 관건이다. 이 장관은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해야 한다는 재계와 정치권의 주장에 대해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고려하면서 노사 단체의 의견보다는 당사자들의 처지에서 무엇이 절실한지가 주요 판단 기준이 돼야 한다"고 밝혀 법 개정 가능성을 열어 놓기도 했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기간 연장을 전제해놓고 검토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한 발언 보다는 한 단계 나아간 것이다. 양대 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계는 기간제 근로기간 연장에 반대하고 있지만 일선 기간제 근로자들 가운데 연장을 희망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쪼개기 계약은 회사내 계약을 통해 은밀히 이뤄진다는 점에서 밖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학습지 교사나 대리기사, 가사도우미, 간병인 등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의 4대 보험 적용 요구에 대해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4대 보험이고, 이것을 어떻게 체계화 해 적용할 지가 중요하다"며 "표준계약서 도입, 직업소개비 부담 완화, 용역 하도급 가이드라인 제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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