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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끼리 미래사업 선점 '집안경쟁'
입력2001-06-13 00:00:00
수정
2001.06.13 00:00:00
삼성 SDS·에스원, LG전자· LG상사 대접전
'돈 앞에서는 형제도 없다.'
그룹 계열사들이 미래사업 확보를 위해 상대방 영역을 침범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변화하는 경영 패러다임을 보여주고 있다. 같은 '우산' 아래에 있는 계열사끼리도 경쟁을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환위기 때 멀쩡하던 기업도 계열사 때문에 무너지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계열사 온정주의'는 사라진 지 오래"라며 "특히 기업들이 사업부별 고과평과제를 강화하면서 이런 경향이 더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 SDS와 에스원의 스마트카드 사업이 그 대표적인 사례. 이 사업은 삼성 SDS가 그룹 사원용 카드사업으로 먼저 시작했으나 지난 5월 에스원으로 통합ㆍ이관됐다.
삼성 관계자는 "에스원이 보안카드 중심의 수익성 높은 새 사업모델을 제시, 구조조정본부에서 사업 주체를 교통정리했다"고 설명했다.
또 양사는 건강보험 스마트카드 사업의 입찰을 앞두고 한판 격돌을 준비 중이다. SDS는 카드사 중심으로 구성된 KHC 컨소시엄에 참여한 데 반해 에스원은 은행 중심의 KMC(가칭) 컨소시엄에 참여한 상태다.
국내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경우 삼성전자와 삼성테크윈은 같은 '삼성' 브랜드를 달고 맞붙었다. 광학분야를 집중 육성해온 삼성테크윈은 80만 화소급 중저가 제품은 물론 210만 화소급의 고급 제품을 개발, 올해 국내에서 6만대를 팔아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할 계획이다.
반면 삼성전자도 MP3 복합 기능 제품 등을 주력으로 삼아 올해 10만대를 판매, 5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시장에서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삼성전자는 차세대 휴대폰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놓고 삼성SDI와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최근 휴대폰용 2.04인치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를 100만개 이상 판매하기로 했으며 삼성SDI는 올 하반기부터 IMT-2000 시장을 겨냥, 동영상 처리가 가능한 전계발광소자(유기EL)를 주력으로 내놓았다.
이런 '집안 경쟁'은 LG도 마찬가지다. LG전자는 이 달부터 삼성전자의 디지털 캠코더를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주문받아 'LG'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 라이벌인 삼성과는 '적과의 동침'에 들어간 반면 지난해부터 일본 캐논의 디지털 캠코더를 수입ㆍ판매하고 있는 LG상사와는 접전이 불가피해졌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승용차와 RV 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지만 2원화 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계열사별로 차종을 분리할 경우 오히려 매출이 줄어들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이는 각 회사의 사업성과 필요에 따른 것"이라며 "선의의 경쟁으로 봐 달라"고 주문했다.
최형욱기자
조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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