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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캘리포니아 주지사 당선

터미네이터가 `가버네이터(Govinator)`로 변신했다. 7일(현지시간) 실시된 캘리포니아 주지사 소환 및 보궐 선거에서 영화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사실상 당선됐다. 이날 CNN, MSNBC, 뉴욕 타임스 등 주요 언론들은 자체 출구 조사결과를 인용, 유권자의 54~57%가 그레이 데이비스 현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소환을 찬성,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슈워제네거가 그 뒤를 잇게 됐다고 보도했다. ◇오스트리아 출신 액션스타의 `아메리칸 드림`=캘리포니아 등록 유권자 1,538만명 중 60%를 웃도는 높은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공화당 중도우파 후보 슈워제네거는 135명의 후보 중 가장 많은 49~51%의 지지율을 확보, 2위를 차지한 민주당 단일 후보 크루스 부스타만테 부지사를 압도적인 표차로 눌렀다. 이에 따라 슈워제네거는 지난 1966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 이어 37년 만에 미 역사상 두번째 할리우드 스타 출신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영예를 차지하게 됐다.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1947년 미국으로 이민, 45년 여만에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낸 것. 슈워제네거는 투표가 진행되기 며칠 전 나치 찬양 발언 의혹과 15명의 여성들에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LA타임스의 폭로로 지지율이 감소했으나 이 같은 스캔들이 투표결과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불과 11개월 전 자신의 두번째 주지사 임기를 시작한 데이비스는 지난 1921년 경제파탄과 사회 주의 성향 정책으로 소환, 퇴출된 린 프레이저 노스 다코다 주지사에 이어 미 역사상 두번째 퇴출 지사의 불명예를 안게 됐다. ◇수렁속 주 재정 해결이 정치 생명 판가름=이제 앞으로 슈워제네거에게 남은 가장 큰 과제는 세계 5위의 경제권을 형성, 미국 경제의 10%를 담당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의 살림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가 하는 것. 현재 캘리포니아 주는 382억 달러라는 막대한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슈워제네거의 경제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워렌 버핏이 “미국의 번영은 캘리포니아에 달려있다”고 발언했을 정도로 캘리포니아 주가 미국에서 차지하는 경제적ㆍ상징적 위상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그에게 맡겨진 임무는 매우 막중하다. 특히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의 소환 이유가 경제 악화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슈워제네거 역시 재정적자 해결을 위한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할 경우 소환 반대쪽에 섰던 그룹들의 저항에 시달릴 가능성도 크다. 전문가들은 행정 경험이 전무한 슈워제네거가 재정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캘리포니아 를 구하기 위해 영화에서와 같은 `해결사`의 역할을 잘 해내줄 것인지의 여부는 아직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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