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한국은행은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종전 연 2.00%에서 1.75%로 인하했다. 작년 8월과 10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린 데 이어 다시 5개월만에 0.25%포인트 더 내린 것이다.
한국의 기준금리가 1%대로 내려온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이날 오전 채권시장과 주식시장 가운데 더 뚜렷한 반응을 보인 쪽은 채권이었다.
오전 10시 25분 기준 국채 선물 가격 변동으로 추산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 연 1.907%에서 약 5bp(1bp=0.01%포인트) 떨어졌고,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전날의 연 2.316%에서 6bp가량 하락했다.
그러나 오전 하락세를 보인 채권 금리는 오후 들어 하락폭을 상당 부분 되돌리며 일부는 상승하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1.896%로 전날보다 0.011%포인트 하락해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연 2.021%로 0.012%포인트, 10년물 금리는 연 2.347%로 0.031%포인트 각각 올랐다.
국고채 20년물 금리는 0.028%포인트 상승한 연 2.538%를, 30년물 금리는 0.024%포인트 오른 2.623%를 각각 나타냈다.
채권시장에서는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한쪽에서는 4월이 아닌 이달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을 두고, 연내 추가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달 기준금리가 내려갔기 때문에 미국의 금리 인상 이슈가 본격화될 오는 6월 전인 5월께 한국은행이 한 번 더 기준금리를 내릴 여지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내 기준금리가 현행 수준에서 계속 동결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이정범·문예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현재 1%대의 기준금리가 추가로 내려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식시장은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호재로 인식했지만, 장 막판 프로그램 매매로 기관의 매물이 대거 쏟아져 코스피가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1,980대를 유지했으나 장 막판에 고꾸라지면서 전날보다 10.24포인트(0.52%) 내린 1,970.59로 거래를 마쳤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기준금리 인하가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전 세계적인 환율전쟁으로 신흥국들의 통화는 약세를 보인 반면 한국의 통화는 상대적 강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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