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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3일째 급락] 日정부 인위적 개입 흔적

달러 적극매수로 외환보유액 급증美서 계속 용인땐 추가하락 가능성 엔화 가치 하락세가 반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엔화는 한국과 중국은 물론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까지 나서 엔저 용인을 경고하자 131엔대 중반까지 반등하는 등 약세 기조가 한풀 꺾이는 양상을 보였으나 최근 다시 급락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 3일 연속 큰 폭 하락, 133엔대 진입 엔화는 지난 18일 뉴욕시장에서 미 제조업체들이 불만을 제기할 것이라는 관측으로 소폭 오르기도 했으나 같은 날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장중 한때 달러당 133.03엔을 기록한 끝에 전일보다 0.94엔 하락한 132.82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환 시장에서는 뉴욕 시장의 주말 반짝 반등에도 불구, 16일부터 내리 3일 연속 하락했다는 점, 장중 한때지만 133엔대에 진입했다는 점, 그리고 하루 낙폭이 1엔에 육박했다는 점에서 심상치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물론 최근의 엔화 약세는 일본경제 자체의 문제보다는 각종 경제지표 호전에 따른 달러화 강세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미국경제는 소비자신뢰지수와 함께 최근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에서 집계하는 제조업지수가 급상승하고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가 예상 외로 감소하는가 하면 주택착공도 호조를 보이는 등 거시 경제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 미국경제는 단기적으로 심각한 위험에 직면해 있으며 몇가지 산발적인 징후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거품 빼기'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기대를 상당 부분 충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 일본 정부의 인위적 개입 흔적 역력 일본 정부는 그동안 외환시장에 대한 인위적 개입은 있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구두개입을 통한 엔저 유도조차도 부인해왔다. 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일본 정부가 엔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시장에서 달러를 매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즉 일본의 외환보유액이 지난해 10월 이후 급증하고 있는데 이는 엔화 약세 유도를 위해 달러를 비롯한 외환 매수- 엔화 매도 전략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 재무성이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말까지 줄곧 3,600억달러 수준이던 일본의 외환보유액은 8월 3,722억달러, 9월 3,970억달러, 10월 4,057억달러로 급등하는 등 강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본 정부의 엔저 유도 움직임 이후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는 점도 개입 흔적으로 꼽히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은 지난해 11월 경상수지 흑자폭이 대폭 늘었는데 주요 원인은 수입 감소와 수출 증가였다. 특히 일본은행(BOJ)조차도 17일 금융경제월보를 통해 엔 약세가 수출 증가와 디플레이션 방지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 미 용인 지속될 경우 추가하락 가능성 일본이 최근 한국ㆍ중국ㆍ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각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외환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은 미국의 용인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실 엔화 약세는 여러 나라에 영향을 준다. 한국을 비롯한 중국ㆍ타이완 등 아시아 각국은 엔화 약세가 자국의 수출품 가격 경쟁력 상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동반 평가절하의 유혹을 받기 쉽다. 만일 이들 국가의 통화가치가 하락한다면 미국에는 값싼 아시아 상품들이 쏟아져 들어올 것이 뻔하기 때문에 엔화가치 하락을 방관만 할 수 없는 처지다. 그러나 미국은 줄곧 엔화 약세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일본 정부의 내심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의 회복을 위해서는 일본경제의 정상궤도 진입이 우선이라는 것. 이처럼 엔저에 대한 미국의 용인이 지속될 경우 엔화는 하락의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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