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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에 선 코스닥/(中)개미들만의 시장]부실벤처 40% 웃돌아 투자자 90%가 단타족
입력2003-03-06 00:00:00
수정
2003.03.06 00:00:00
우승호 기자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코스닥 시장이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도 시장의 충격을 흡수해 줄 기관과 외국인은 없고 단타와 대박을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이는
▲등록기업의 수와 부실기업만 늘었을 뿐, 막상 기관과 외국인이 투자할만한 우량종목이 줄어들고 있고
▲시장의 투명성과 철저한 관리감독ㆍ불법과 편법에 대한 엄중한 법의 심판도 이뤄지지 않아 기관들이 중장기적 투자에 나서기 힘든데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증권사들은 코스닥지수의 40선 붕괴가 내부보다는 외부적인 악재에 의한 것으로 보고 기술적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누적됐던 문제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급락했기 때문에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면 반등 폭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충격 흡수할 안전판 없다=코스닥시장이 대내외적인 악재에 힘없이 무너지는 직접적인 이유는 수급기반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거래비중의 90% 이상을 `고위험 고수익`을 노리고 단기매매를 하는 개인들이 차지하고 있다. 개인들의 매매비중은 2001년 95.5%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낮아지는 추세이지만 최근에도 93.0%로 여전히 높다. 기관의 매매비중은 2001년 2.2%에서 지난해 3.2%로 늘었다. 그러나 매매비중의 절반이 넘는 투신사가 지난해 1조2,76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 수급상황은 악화된 셈이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매매비중이 1.2%에서 지난해 2.8%로 늘었지만 최근 13일 연속 순매도를 지속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민상일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업의 펀더멘털보다는 재료나 테마에 따라 단기매매하는 개인들의 비중이 낮아지지 않는다면 시장의 변동성은 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코스닥 퇴출기능이 없다=거래시장에서 개인들의 비중이 높은 것도 문제지만 등록시장에서 등록만 있고 퇴출은 드문 수급불균형도 문제다. 한마디로 시장이 거식증과 변비에 걸렸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상반기 결산에서 전체의 3분의 1인 233개사가 적자를 냈고, 벤처업종의 경우 40%가 넘는 141개사가 순익을 내지못하는 등 부실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퇴출된 종목은 하나도 없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익을 못내는 기업과 주가조작ㆍ최대주주 횡령ㆍ분식회계 등으로 문제가 된 기업들이 뒤섞이면서 우량기업들도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며 “퇴출기준을 대폭 강화해 부실종목을 솎아내야 시장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차별화와 투명성 회복이 생존의 관건=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을 살리기 위해선 차별화와 투명성 회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관과 외국인의 투자를 활성화 유도차원에서 엄격한 기준에 따라 1부시장과 2부시장으로 나누고
▲코스닥시장의 특성에 맞는 대형주를 유치하거나
▲우량하지만 시가총액이 작아 기관과 외국인이 투자하기 힘든 기업들은 묶어 다양한 ETF(상장지수펀드)상품등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증권업협회ㆍ코스닥위원회ㆍ코스닥증권시장으로 나눠져 있는 관리감독 업무의 권한과 영역을 명확히 하고, 불공정매매에 대한 적발시스템 강화와 엄격한 법적용 등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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