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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1년] 중견그룹 절반이상 군소기업 전락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 「30대 그룹」으로 대표되던 우리의 재벌구조는 완전히 깨졌다. 재계랭킹 몇위라는 간판도 이제는 별다른 의미가 없어졌다.속칭 재벌로 통하던 대기업집단들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화의·핵심 계열사 정리 등을 통해 「해체」의 진통을 겪고 있다. 「타의반 자의반」의 거센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들을 과감하게 매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5대그룹 아래의 중견그룹들중 절반이상은 그룹이라는 간판을 내렸다. 30대 기업집단에 속하던 동아·고합·신호·거평·강원산업·아남 등 6개 그룹은 구조조정의 강풍을 만나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워크아웃 실행계획에서 계열사간 합병, 매각, 정리 등을 통해 그룹의 모습을 잃은 것은 두말할 나위없다. 뉴코아·진로·해태 등도 이제는 개별기업으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한라는 주력 계열사들이 화의 또는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며, 미국 로스차일드사를 통해 계열사를 정리하고 있다. 한보나 삼미라는 이름은 요새 거의 잊혀져가고 있다. IMF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핵심사업을 매각, 순위가 하락한 그룹도 많다. 쌍용은 쌍용자동차·쌍용제지·쌍용투자증권·쌍용건설·미국법인 등을 매각한데 이어 쌍용정유도 매물로 내놓았다. 그룹의 모태인 쌍용양회를 축으로 한 중견기업으로서 새로운 전도를 모색하게 됐다. 효성도 효성T&C·효성물산·효성생활산업·효성중공업 등 주력 4사를 ㈜효성으로 단일화했으며 한화도 한화기계 베어링부문·한화바스프우레탄·경향신문 등을 잇따라 정리한데 이어 그룹의 주력이던 한화에너지마저 매각했다. 대상과 한솔은 알짜였던 라이신 사업과 제지까지 팔았다. 그러나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를 추구해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먼저 구축해 상대적으로 내실을 다지는 기업도 많다. 대표적으로 두산이 꼽힌다. 두산은 경영권이 없는 3M, 코닥, 네슬레의 지분과 OB맥주의 서울 영등포 공장부지, 코카콜라 음료사업부문 등을 매각해 일찌감치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도 두산상사·기계·전자 등 8개사를 ㈜두산으로 통폐합했으며, 본사 사옥 등을 매각하고 씨그램, 벨기에 인터브루 등으로부터 총 3억6,000만달러를 유치했다. 그 결과 부채비율이 지난 96년 688%에서 올해는 400%대로 줄어들고 적자구조를 탈피하고 올해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밖에 대상, 삼양사, 한국타이어, 동아제약, 동양화학, 한화, 유한양행 등도 핵심 우량 계열사를 과감히 매각하고, 남보다 한발 앞서 계열분리, 자산매각, 인원정리 등을 실시함으로써 「청와대 인증」을 받은 「뜨는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채수종·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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