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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사돈맺는 이준용 대림-최용권 삼환회장
입력1999-03-14 00:00:00
수정
1999.03.14 00:00:00
이준용 대림산업회장과 최용권 삼환기업회장이 사돈을 맺는다.특히 이들 총수는 자녀혼사를 치르면서 예식날자만 적혀있을 뿐 시간과 장소는 전혀 알리지않는 청첩장을 보내 친지들로부터 「너무한다」는 항의(?)와 「주변을 배려하는 소이 깊은 사람들」이라는 평가를 동시에 받고있다.
李대림산업회장의 3남 해창(28)씨와 崔삼환기업회장의 장녀 영윤씨가 16일 결혼식을 갖게돼 건설가문인 양가는 사돈이 된다.
양가는 창업주인 이재준회장과 최종환회장 시절부터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왔는데 해창씨와 영윤씨가 2년여의 교제끝에 지난해말 결혼의사를 밝힘에 따라 李·崔회장이 쾌히 승낙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랑 해창씨는 지난 96년 미국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현재 미국계은행인 뱅크스트러스트컴퍼니(BTC) 심사분석실 차장으로 재직중이다.
양가의 혼사 자체도 그렇지만 양가가 만들어 돌린 혼례시간과 장소를 알리지않은 청첩장도 이에 못지않은 관심과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청첩장은 혼주와 혼인 당사자들의 이름아래 「저희 두사람이 1999년 3월16일 결혼하기로 약속하였기에 여러 어른들께 알려드립니다. 축의등 선물은 감사히 사양합니다」라고 적혀있을 뿐이다. 시간과 장소는 청첩장 앞뒷면 어느쪽에도 없다.
대림과 삼환측은 이에대해 양가가 「친지들에게 경사를 알려 결례를 피하되 식장참석및 축의금 부담을 주지않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李·崔 두회장이 본시 개인적인 일이나 집안일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극히 꺼리는 성격도 크게 작용했다.
시간과 장소를 알릴 경우 친지는 물론이고 그룹 임직원 및 협력업체 관계자를 합해 최소한 5,000명이 넘는 하객이 몰려들 것이라는게 양가의 예상이다. 여기다가 축의금을 사양한다고 했지만 그래도 가져오는 사람들이 있으면 주거니 사양하거니 승강이 하는 모습이 연출될 우려도 있어 이를 미리 막자는 것이다.
양가는 이에따라 계열사 사장들에게조차 혼사사실을 알리지않았으며 외부에 돌린 청첩장도 외부에 돌린 「시간과 장소가 빠진」청첩장도 1,000장이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가의 「식장참석 원천봉쇄」에 대해 친지들은 『축의금을 받지않는다고 밝혔으면 됐지 꼭 그렇게 할 필요가 있느냐』고 볼멘소리를 하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대림 李회장과 친구인 한 재계인사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않으려는 李회장의 평소 성격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라며 『가족과 아주 가까운 친지들만 참석한 가운데 요란하지 않게 치르는 혼례의 모양이 좋지않느냐』고 말했다.
하객수로 자신의 힘을 과시하거나 축의금에 대한 과세여부가 법정시비가 될만큼 요란스런 결혼식이 문제가 되는게 요즘의 세태다. 이때문에 고위층의 경조사가 있을 경우 주변이 교통지옥을 이루고 특히 최근 공직자 재산등록에서 일부 공직자의 재산증액 사유가 축·부의금인 것으로 나타나 일반 시민들의 곱지않은 눈길을 받기도 했다.
李·崔회장의 자녀혼례 청첩장은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끌며 정·관·재계를 비롯, 사회각계 지도층의 혼례가 어떠해야한다는 모범케이스를 보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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