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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사회환원

그러나 성숙하고 건전한 사회일수록 「부(富)의 사회환원」을 통해 자본주의의 모순을 줄이고 더불어 함께 사는 공동체의식을 키운다.미국의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는 「부자로 죽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수천개의 도서관을 지어 지역사회에 기증하고 각종 사회단체에 모든 재산을 환원하면서 자식에게는 단 한푼도 물려주지 않았다. 카네기의 이런 기부정신은 오늘날 미국부자들이 부의 사회환원이란 전통을 계승하고 자본주의의 여러 모순속에서도 미국사회를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 미국도 자본주의 초기에는 투기나 특혜를 통한 부도덕한 축재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이렇게 축적한 막대한 부를 상속을 통해 자손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아낌없이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부자가 존경받는 성숙한 자본주의의 풍토를 마련했다. 우리사회도 경제개발이 지속되면서 거대 기업군이 형성되고 엄청난 부의 축적이 이루어졌으나 부의 사회환원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혈연 중심의 뿌리깊은 유교정신은 여전히 부의 세습에만 관심을 쏟을 뿐 기업의 존립기반인 사회와 함께 일궈온 부의 나눔에는 인색한 편이 아닌가 생각한다. 『부는 거름과 같아서 쌓아두면 썩은 냄새를 풍기지만 뿌려주면 많은 것을 자라게 한다』고 하면서 수백억달러에 이르는 전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미국 홈 디포사의 창업자 케네스 랑곤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우리 기업들도 몇년 전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식이 높아지면서 재단과 사회단체를 통한 자선사업을 벌이고는 있으나 아직 국민 일반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본주의가 발달하고 정착된 나라일수록 시민 개개인으로부터 기업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나름의 기여를 하고 있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우리도 이제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얻은 부와 경험을 크든 작든 사회를 위해 환원하는 사고와 자세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승배<표준협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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