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이 국내 공장의 생산량 감소와 엔저 여파로 급감했다.
현대차는 25일 올해 1ㆍ4분기 매출 21조3,671억원, 영업이익 1조 8,685억원, 판매대수 117만1,804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6.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0.7% 감소한 것이다.
매출 증대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이처럼 급감한 것은 우선 휴일 특근 감소 등에 따른 국내공장 생산 감소로 가동률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계속된 내수 부진 속에서 휴일 특근 감소로 국내공장 생산량까지 감소하며 고정비 비중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엔저에 따른 원화강세로 인한 판매 관련 비용 증가, 최근 리콜 사태로 일회성 충당금(900억원) 발생도 영업이익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마케팅 관련 비용은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원화 약세 및 일회성 충당금 발생 등으로 판매보증충당금이 늘어나 영업 부문 비용이 11.3% 증가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매출 증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이번 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 감소한 8.7%를 기록, 한자릿수로 내려앉았다. 현대차의 지난해 1ㆍ4분기 영업이익률은 10.4%였다.
현대차는 2013년 1ㆍ4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117만1,804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107만2,679대) 대비 9.2%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국내 시장에서는 신형 싼타페의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한 15만3,728대를 판매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국내공장 생산량 감소분을 해외공장 생산 증량으로 만회해 총 101만8,076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현대차는 국내공장 생산이 정상화되고 환율 변동이 안정화되면 2ㆍ4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2ㆍ4분기 이후에도 원화 강세 등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며 "미국 등 선진 시장의 승용차 판매 회복세, 중국3공장ㆍ브라질공장 풀가동으로 인한 생산량 확대, 주말 특근 합의에 따른 국내 공장 생산 정상화 등을 통해 2ㆍ4분기 이후는 무난하게 사업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급속한 엔화 가치 절하에 대한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의 주요 경쟁사는 일본 업체들인데 일본 업체들도 해외 생산비중이 높다"며 "일본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는 차량이 엔약세의 효과를 많이 보는데 현재 도요타는 60% 이상, 혼다는 70% 이상, 닛산도 80% 이상을 해외에서 생산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그는 "따라서 엔저의 파급효과는 상당 부분 상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