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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말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팸플릿과 제품모형을 양손에 들고 무작정 세계 시장에 뛰어든 것은 굴삭기 부착장비 사업의 가능성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11일 경기도 시흥시 대모엔지니어링 본사에서 만난 이원해 회장(57ㆍ사진)은 국내 대표 굴착기 부착장비 업체를 넘어 2020년까지 업계 세계 3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89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감 하나로 시작한 사업은 23년 만에 약 70개국에 수출하는 튼실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건설 경기침체로 목표치 700억을 달성하진 못했지만 연매출 640억원(수출 450억원)을 기록하며 2011년(607억원)에 비해 또 한단계 올라섰다.
대모엔지니어링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이 대표의 '돌직구' 같은 성격이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세계에서 가장 큰 건설기계전시회인 뮌헨 바우마 전시회를 통해 무작정'대모'라는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부스 하나 없이 시작한 그의 도전은 해외 전시장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구경하는 수출강소기업이 됐다.
그는 "건설기계 수입회사에서 일하며 국산제품이 해외시장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국산제품의 성능과 가격경쟁력이 세계시장에 먹혀든 것"이라고 말했다.대모엔지니어링이 수출하는 제품은 콘크리트 등을 타격해 파쇄하는 유압 브레이커, 건축물해체ㆍ파쇄하는 크라샤, 철근을 절단하는 셰어 등이 있다. 사업 초기부터 자체 연구소를 설립했던 것이 이처럼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던 기반이 됐다. 이 회장은 "굴삭기에 부착하는 어태치먼트는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같은 기능을 하는 장비라도 성능은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했다.
승승장구하는 대모엔지니어링이지만 어려움도 있었다. 국제건설경기가 좋았던 2002년 아무리 노력해도 매출이 200억을 넘지 못했다. 4곳에 흩어져 있던 회사와 공장은 업무 효율성을 내지 못했고 품질문제마저 야기했다.
이때 이 회장은 당시 한해 순이익 1억5,000만원 중 1억원을 회사 컨설팅 비용으로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여기저기 찢어져있던 회사를 지금 사옥으로 옮기고 직원들에게 솔선수범을 보이기 위해 직접 화장실 청소를 시작했다. 그의 노력에 회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몰라보게 변해 있었다. 연간 매출은 2배 이상 오른 380억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8억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 회장은 자신의 노력보다 협력사들과 힘을 합쳐 지금의 대모엔지니어링이 탄생했다고 말한다. 현대중공업에 제품을 납품하며 윈윈 관계를 이뤄낸 이 대표는 기술산업동반성장진흥재단과 함께 '스마트공장 만들기'를 실시하고 있다. 자신이 컨설팅을 통해 업무효율을 높인 것처럼 2차-4차 협력사들의 생산시스템을 최적화해 경쟁력을 높이는 프로젝트다.
그는 "우수한 협력사들에게 단순생산을 믿고 맡기게 되면서 우리는 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끊임없는 도전과 상생으로 대-중소 협력의 성공모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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