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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깜짝 인하’ 결정을 내놓자 세계 각국 언론과 시장에서 ‘한국이 글로벌 환율전쟁에 본격적으로 참전했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외신은 먼저 한은의 금리 인하가 시장의 예상을 깬 놀라운 결정이라며 결정의 배경에 주목했다.
9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기에 앞서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 20명 중 6명만, 로이터가 조사한 26명 중 10명만 금리 인하를 예상했을 뿐 그 외 다수가 동결을 점쳤다.
중국 신화통신은 이번 금리 인하 소식을 보도하면서 대다수 시장 관측통들이 한국 정부의 추경예산과 신용완화 정책에 따른 성장 회복 전망에 따라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며 이번 결정은 예상 밖이었다고 전했다.
한은의 금리 인하에 앞서 불과 1주일 사이에 유럽중앙은행(ECB), 덴마크, 인도, 호주, 폴란드가 차례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에는 자국 환율 강세에 따른 수출 경쟁력 저하를 막고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의도가 들어 있고, 한국 경제는 특히 엔저의 압박을 크게 받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한국이 세계 ‘환율전쟁’에 가세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외환사이트 데일리FX의 전략가인 존 킥라이터는 트위터에 한국의 예상 밖 금리 인하 소식을 전하며 “모두가 경기장에 뛰어들고 있다. 놀랍다”고 썼다.
인터넷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도 ‘한국은행이 깜짝 금리 인하의 물결에 새로이 올라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흐름을 세계 성장 하락, 환율전쟁 등 뭐라고 부르든 상관없이 이것은 이제 정말로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북한의 계속되는 위협과 일본의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한 엔저가 한국 경제 성장에 우려를 더하면서 한은이 금리를 인하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 부양에 대한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 공조로 받아들여져 단기적으로 증시에서 투자심리를 끌어올릴 수는 있겠지만, 실제 경제에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에 대해서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로널드 만 HSBC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 통신에 “금리 인하 효과가 경제에 침투하는 데 최소 3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오늘 결정의 완전한 수혜는 올 하반기에나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양적완화가 이미 선진국을 넘어 전 세계적인 추세로 퍼졌으며 인플레이션, 경기 과열이라는 부작용을 수반하기 마련이라는 점에서 오랫동안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만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가 올해 회복세에 들어섰고 경기부양 프로그램이 완연히 진전된 만큼 연말에는 경제가 과열될 위험이 있다”며 “따라서 우리는 양적완화 주기가 끝날 것이라는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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